성장초기~성장후기~성숙기~쇠퇴기~축소안정기등으로 이어지는 철강산업의
발전단계로 볼때 한국은 현재 성장후기를 맞고있는 반면 일본은 쇠퇴기에
놓여 있다.

성장후기에 들어선 한국의 철강산업은 70년대 초반의 일본과 비슷하다.

세계최대 철강업체인 신일철과 2위의 포철이 처한 상황도 한.일 양국
철강산업의 현단계와 유사하다.

포철이 1백%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있으나 신일철의 가동률은 60%에도
미달한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포철과 신일철의 차이는 거의 대부분 여기에서 출발한다.

포철은 지난68년 회사설립이후 줄곧 설비를 확장하면서도 공급과잉에
시달려본 적이 별로 없다.

공급자가 수요자를 지배하는 공급자중심의 시장을 주로 경험했다.

오는 98년쯤에나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일철은 처음부터 공급과잉에 부닥쳤다.

신일철은 지난 70년 당시 일본내 1.2위의 철강업체이던 팔번제철과
부사제철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공급과잉을 해소키위한 설비투자조정과 연구개발의 집중을 통한 국제
경쟁력강화가 그 배경이었다.

합병의 배경이 암시하듯 신일철은 출범이후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등 철강부문의 구조조정과 철강부문의 부진을 커버하기 위한
사업다각화에 주력해 왔다.

포철이 그동안 양적팽창에 중점을 둔 점이나 최근에서야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일철은 74년 엔지니어링분야로 진출하면서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철강공장 건설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상업화함과 동시에 이를통해
철강의 신규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었다.

말하자면 수직적 다각화인 셈이다.

신일철은 이와함께 80년대 중반부터는 철강외의 신소재 일렉트로닉스
정보통신 바이오사업등으로의 다각화를 추진했다.

수직적 다각화에 이은 수평적 다각화이다.

지난해 신일철의 철강외 부문의 매출비중은 16%였다.

반면 포철은 90년대들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사업다각화의 방식도 다르다.

수직적다각화를 먼저 이룩한후 수평적다각화의 길로 들어선 신일철과
달리 포철은 수직적다각화와 수평적다각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개발의 육성등 건설.엔지니어링분야의 강화가 수직적 다각화라면
이동통신등 정보통신분야로의 진출은 수평적인 다각화이다.

해외진출도 신일철이 훨씬 빨랐다.

우선 자원개발을 보면 포철은 79년의 2차 오일쇼크이후 해외광산개발에
눈을 돌려 81년 호주와 캐나다에 철광석및 원료탄광산을 개발했다.

현재 자체개발한 해외광산으로부터 들여오는 원료의 비중은 총소요량의
20%정도이다.

이에비해 신일철은 73년이다.

1차 오일쇼크직후 곧바로 해외광산개발에 나서 현재 소요량의 40%가량을
여기서 들여오고 있다.

해외생산기지도 마찬가지다.

신일철은 80년대초부터 해외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80년대에는 미국등의 수입규제에 대응키위해, 90년대에는 자국내 수요부진
을 만회하기 위하여 해외현지공장건설을 꾸준히 확대했다.

신일철을 위시한 일본철강업체들의 동남아 철강단순가공시장 점유율은
무려 75%에 달하고 있을 정도이다.

반면 포철은 지난85년 미국에 냉연강판회사인 UPI를 세우면서부터 해외
생산기지구축에 나섰다.

최근들어 베트남 중국등지로 투자선을 넓히고 있으나 아직은 소규모이다.

제품구조 역시 신일철이 다소 앞선다.

지난해 t당 매출액을 보면 신일철이 6백29달러를 기록한데 비해 포철은
3백92달러에 불과했다.

제조원가가 비싸 판매단가가 높은 탓도 있지만 표면처리강 특수강등
고부가가치강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에선 포철이 우위에 있다.

미국의 세계적 철강전문연구기관인 WSD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월현재
포철 광양제철소의 냉연강판제조원가는 t당 5백15달러로 신일철 군진제철소
의 5백54달러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비가 군진제철소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정리=이희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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