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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교육원과 한국경제신문사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노동계, 재계, 학계관계자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화와 신노사관계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개방화 국제화시대를 맞아 기업의 국제경쟁력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선 노사대립구도를 청산하고 인간존중의
경영에 바탕을 둔 새로운 노사관계질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성사의 구자홍 대표이사 부사장이 발표한 노사협력사례를 간추려 소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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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와 노경관계의 혁신 ]]]

최근 우리경제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등 급속한 개방화에 따라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의 한복판에 처해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노,사,정 모두에게 역할의 변화와 이를 통한 새로운
노경관계를 구축하여 경쟁력을 더욱 제고시킬 것이 요구되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도약의 바탕이 될 새로운 노경관계는 투명한 경영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원 스스로가 더 높은 차원의 보람,긍지,만족감을 느끼며 자발적
으로 참여할수 있는 보람의 일터를 실현하는데 있다.

지금까지의 성공체험을 토대로 하여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현재의 어려운 경제적 환경을 뛰어넘는 생산적이고 공동체적 노경관계가
되어야 한다.

금성사의 노와 경은 지난87년과 89년 두차례의 분규로 회사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금전적인 손실도 엄청난 입었다.

이로인해 노경간, 노노간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져 회사의 존립마저 위협
받는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에 까지 처했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노경관계의 안정없이는 그어떠한
성과도 기대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노와 경은 상하의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동반자적 관계에 있다는 것과
상호신뢰없는 갈등과 투쟁은 서로에게 아무런 이익이 될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제 역할을 다함으로써 열매가 커지면 자연히 분배의 몫도 늘어난다는
단순한 진리를 분규라는 비싼 대가를 통해 배웠다.

노경화합을 위한 변화는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특히
때마침 선포된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그룹의 경영이념이 변화에 불을
댕겼다.

이때부터 노경간 최고의 미덕은 상호 신뢰라는 인식아래 사원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하게 되었다.

경영진은 인간존중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강령으로 권위주의적인 사고
버리기, 기득권에 연연해 하지말기, 솔선수범해서 윗물맑게 하기운동등을
설정해 전개했다.

또한 사원들에게 경영실적이나 기업환경정보등을 있는 그대로 제공하는등
노경간의 신뢰구축에 노력했다.

경영진의 이같은 변혁의지와 솔선수범하는 자세는 사원들과 직접 접하게
되는 관리 감독자들에게도 전달되었다.

회사에서는 그들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활동의 폭을 넓혀 주었고
그들 자신도 과거와 같은 지시나 감독 일변도의 역할에서 벗어나 협조와
지원의 역할을 자청하게 됐다.

관리, 감독자들의 이같은 변화는 노경업무가 어느 한부서의 일이 아니라
모든 관리부서 공통의 일로 다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 직,반장들은 사원들보다 먼저 출근해 청소도 하고 기계도 가동시키면서
미리 작업준비를 해놓은 후 출근하는 사원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솔선수범을 보여주었다.

노조는 자사제품 가두판매를 벌이는가 하면 회사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생각하에 자신이 만든 제품중 불량품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자 불량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대의원이나 서울출장사원들은 시장개방화에 대응,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해
고객의 외제상품에 대한 선호실태와 외국제품의 장점등도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노경간의 협력으로 생산현장에서도 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결과 창원 전자렌지고장에서는 세계최대의 전자렌지 생산업체인 일본
마쓰시다를 제치고 시간당 2백40대라는 놀라운 생산실적을 올렸다.

연초에는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가 없는 회사보다 더 강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품질과 생산은 노동조합이 책임지겠다"는 사회적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실로 우리회사의 제품들이 해외유수의 소비자 정보지들로부터
최우수 품질로 선정됐으며 품질불량율은 분규를 겪었던 지난89년 2.31%에서
현재는 0.4%로 크게 나춰졌다.

또한 분규로 인해 잃어버렸던 가전업계의 선두자리를 되찾게 되었고 이같은
노력들이 사회적으로도 인정되어 경총과 정부로부터 각각 "보람의 일터
대상"과 "산업평화의 탑 금탑"을 수상했다.

앞으로도 금성사는 자율적인 조직풍토를 조성하고 공동체적 노경관계를
반드시 정착시켜 편하고 안전하고 보람있는 일터를 가꾸어 나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