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사원을 많이 뽑으면 상대적으로 남자들의 지원이 줄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회사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현대건설 권애자이사대우(51.복지후생담당)는 이제 각 기업이 전향적으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사회 각 분야가 고르게 발전, 선진국형 산업구조가 되면 여성취업난도
자연히 해소되겠지만 기업도 고급여성인력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건축 기술 전자 해외영업등 분야에 여성인력이 배치돼 역량을 발휘
하고 있습니다"

권이사대우는 또 입사한 대졸여사원들을 특정부서에 한정배치하는 것도
"인재의 고른 등용"이란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홍보 조사 기획 디자인 광고 소비자전담부서등에만 배치,모든 여직원의
능력을 입사초기부터 테두리지워서는 기업의 총체적 역량확대에 오히려
마이너스요인만 된다는 설명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도 직장을 결혼하기전의 ''정거장''쯤으로 생각해선
곤란합니다. 이상주의에 젖어 입사했다가 한두달 해보고 그만 두면 후배들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말지요"

확고한 직업의식을 갖고 진정한 프로정신으로 회사생활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권이사대우는 각 기업의 국제화 추진에 따라 "어학능력이
뛰어난 여성들의 취업문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며 특히 이 분야 공부에
전력해줄 것을 당부한다.

"67년 입사때 여자동기는 한명뿐이었어요. 주위에서도 1,2년 다니다
말겠지 생각하는 분위기였고 대우도 남자에 비해 형편없었지요"

권이사대우는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결혼후 계속 직장을 다니는
여사원들이 늘어나고 최근에는 출산직전까지 출근하는 후배여사원들이
많아져 새삼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몇 안되는 30대그룹 여성중역중 한명으로서 "어떤 분야의 일을 시키더라도
해내는 진취적인 후배들의 약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인 권이사대우는 93년말 승진, 현대그룹 창업이래
첫 여성중역의 기록을 세웠다.

< 권녕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