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리주위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낱말중의 하나가 "혁신"이다.

국제정치.경제환경에서 요즈음처럼 대지각변동이 일어난 적은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격변의 와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이나 기업,국가 할것없이 모두가 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경쟁력을 갖추어가지 않으면 멀지않아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비전과 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중역진의 강한 추진의지가 합일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전직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될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설득하고
그래서 무엇이든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흐르고,전직원이 한덩어리가
되어 "모두 자기자신의 일이다"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기업문화"가
조성될때 그 조직은 무엇인가 이루어낼수 있다.

광주은행은 작년까지만해도 기존 대형컴퓨터에 의한 중앙집중처리방식으로
시스템규모 확대시 기존 시스템을 폐기해야 하는등 전산투자비용이
과다해지는 불합리성이 존재했었다.

소프트웨어 자체도 자산화하기 어려우며 더욱이 전산공급업체에
예속되는 경향이 있어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악순환이 있었다.

그러나 올초 제4세대 금융전산시스템인 "다운사이징"을 성공적으로
가동시킴으로써 경쟁력있는 상품개발은 물론 상품개발 시간과 인력의
감축이 가능했다.

업무처리절차및 시간을 대폭 단축하여 궁극적 목표인 고객만족의
경영을 실천하는데 한발 앞서나가게 되었다.

돌이켜보건대 광주은행이 세계최초로 이 엄청난 일을 해낸데 있어서
전산요원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다른 은행들의 전산기술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은행이 "다운사이징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할수 있었던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사상과의 전쟁"이었다.

광주은행의 "다운사이징"은 은행의 재창조로서 총체적 혁신작업이었던
것이다.

최근 일본을 비롯 선진국가에서도 산업구조변혁의 물결과 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의 진전에 동반된 오픈.다운사이징화의
움직임이 결합돼 정보시스템분야에서 정보화비용의 슬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나아가 현재까지의 정보시스템의 존재양식을 바꾸려고
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금융환경은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정보를 제공할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우수한 전산시스템의 보유여부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데,여기서
정보기술은 다른 무엇보다도 파워풀한 역할을 하기때문에 경영혁신을
원하는 기업은 정보기술을 바탕으로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우리는 변해야만 생존할수 있다고 늘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진정
무엇부터 변할것인가의 우선순위결정에는 무관심한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전산기술의 개발은 최고경영층의 깊은 이해와 강력한
추진의지가 선행되어야 함과 동시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 전사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만 성공할수 있다.

예측컨대 앞으로 수년내에 전세계적으로 메인프레임 시스템(전산의
중앙집중식)은 사라질 것인바,국내에서도 전반적으로 이에대한 근본적인
대비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할것이다.

앞으로 은행의 성패는 전산능력의 우열에 따라 결정될것이고,금융개방화와
자율화가 진전될수록 국제감각의 경쟁력있는 서비스및 상품을 개발할수
있는 전산시스템과 정보기술의 보유여부가 은행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때 "전산은 사상이지 결코 기술이 아님"을 부연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