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각자가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즉 균형발전된 사회란 어떤 것인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근접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에 만연
하고 있는 각종 비리 부작용 대형사고등을 목격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균형발전의 개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그 답으로 소득계층간
부문간(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지역간의 균형발전을 제시하곤 하였다.

지금까지 압축성장과정에서 양적 성장에 치중해온 결과 균형의 개념도
양적인 측면서 구하고 있는 셈이다.

양적 성장에 주력하다 보면 질적인 면이 소홀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수출 목표를 정해 놓고 이것을 기어이 달성하겠다고 하다보면 갖가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무리하게 수출을 늘리다 보니 이문없는 수출이 많아졌다. 실속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게 된다.

경제발전에 있어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과연 양적 질적 균형발전만으로 가능할까.

이러한 의문은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고와 사건을
접하면서 더욱 강렬하게 제기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득을 키우는데만 몰두한 나머지 그 방법이나 수단에
무리가 없었는지 소득은 많이 늘어났지만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점은
없는지 돌아보아야 할때이다.

또 가정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의 입장보다는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하지는 않는지 여럿이 있을때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되어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물질적인 균형발전(양과 질간의 균형발전)에서 나아가 물질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해 보는
요즈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