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의 주요도시 카사블랑카에서 있은 중동경제서미트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일 폐막됐다.

아랍제국과 이스라엘등 중동 관련국및 미.유럽의 다수국가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이지역의 경협증진을 통해 지역경제 공동발전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현재 진행중인 평화구축작업과 중대한 관련을 갖는다.

이번 회의는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과 미국등 주요 서방국
이 주선하여 이뤄진 것인데 경협의 증대가 평화를 촉진할 것이란 점은
쉽게 이해될수 있는 대목이다.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가장 구체적인 것만을 요약한다면 중동개발은행의
창설과 지역일대의 관광사무소설치다.

중동개발은행창설구상은 중동제국이 40%,나머지는 미.유럽,아시아국가들
이 출자하여 개발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상품 자본 노동력의 자유이동을 가능케 하는 경제공동체
구상도 담고 있다.

공동성명의 실천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이러한 모임자체만으로도 의미는 크다.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이번회의의 의미를 영화 "카사블랑카"의 한
대사를 상기시키면서 이 모임을 "우정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전후 반세기에 걸쳐 반목과 유혈의 전쟁상태를 거듭해왔던 이지역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와 경제협력을 논의한 것 자체만으로
대단한 변화가 아닐수 없다.

냉전후 정립되고 있는 신국제질서라는 큰 테두리안의 지역단위에서
새로운 중동의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수 있겠다.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보면 중동의 상황은 크게 바뀌고 있다.

중동평화의 진전은 작년9월 워싱턴에서 있은 중동평화선언이래 가자
엘리고 잠정자치실시,이스라엘.요르단 평화협정조인으로 발전해왔다.

평화작업이 이쯤되면 자기운동의 힘을 갖게된다. 양측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중동사태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완전평화
까지 많은 여정이 남아 있다. 최대의 관문은 역시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의 평화협정체결이다.

미국의 지도력과 중재노력이 요구된다.

중동평화노력에서 필요한 것은 쌍방이 결연한 평화의지를 갖고 사태를
대국적으로 보는 일이다. 이러한 결연한 의지를 보일때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은 격퇴될수 있다.

중동평화의 흐름을 가속시키도록 세계가 힘을 합해 성원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