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경쟁력은 70년대 중반 월남전에 패한 이후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많다.

월남전 개입은 공산주의 타도를 위한 것이었기는 하나 미국 국민들에게
커다란 도덕적 상처를 안겨주었다.

당시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은 도덕적으로 이해가 않되는 이 전쟁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심지어 하피가 되어 저항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남전의 더 큰 상처는 미국 국민들이 입은 커다란 마음의
상처였다.

두차례의 세계대전에서 크게 승리한 미국인들은 모두 그 방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세계 어느나라와 어느때 그리고 어떤 규모의 전쟁을 하더라도
이길수 밖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월남전에 패하자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던가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월남인들에 대한 미군들의 폭격을 보고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은
미국인들의 인간성과 도덕성을 크게 의심하기 시작했다.

중동을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각종 테러가 발생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국제수지가 이번 세기초부터 줄곧 흑자상태를
유지하다가 월남전 패전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상태는 계속되어 지금은 미국이 세계제일의 채무국이 되어있다.

또한 이혼과 가정파괴,청소년범죄,마약의 보급등에 따른 사회보장비와
정부지출증가로 정부의 재정도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은 그이후 줄곧 무역과 재정의 쌍동이 적자에 크게 시달려 왔다.

따라서 미국의 영광스런 시대는 끝나고 미국은 사양 길로 접어 들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이런 주장을 내용으로하는 베스트셀러 책들도 수없이
많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의 세계적인 국가경쟁력 연구기관인 국제경영개발원
과 세계경제포럼은 "1994년 세계경쟁력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경쟁력이
다시 세계 제일의 위치를 회복했다는 사실을 최근 밝혔다.

1985년부터 줄곧 일본에게 세계 제일의 자리를 내주었던 미국이 어떻게
다시 그 자리를 회복할수 있게 됐는가.

스위스 연구기관이 밝힌 이유는 이러하다.

현재 세계는 세가지 혁명,즉 행정규제 완화와 개혁을 내용으로하는
시장경제체제관련 혁명,정보통신기술을 주축으로하는 기술혁명,그리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혁명을 하고 있는데 세계 제일의 자본주의국가인
미국이 이점에서 세계 어느나라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가정신,국제화및 금융면에 있어서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최근 범세계적인 침체국면에서 경기회복을 가장 빨리
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국의 국가경쟁력 향상은 단기적인 경기회복과
관련이 크다는 사실이다.

미국사회의 근본문제인 교육,근로자의 자세및 달러가치불안등의 문제는
상존하고 있으므로 국가경쟁력의 장래는 불안한 면도 적지 않다는 사실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

일본이 국가경쟁력 1위의 자리를 미국에 내준 이유는 심한 경기침체와
정치불안 때문이며 여전히 경영과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경쟁력 회복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는 전세계적인 시장경제체제혁명과 관련된 것으로 한국돈 경제체제
를 미국 못지않게 튼튼하게 개혁해야 된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제체제 개혁에 있어서의 교훈은 미국에서 찾을 수도 있다.

스위스 연구기관은 한국정부가 많은 산업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는 세계 최하위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정부의 산업통제는 세계무역기구(WTO)시대는 물론 자유시장 경제원리와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최근 포천지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있는 기업들의 첫째
특징은 우리의 선입견과는 달리 한두개 부문에 대한 전문화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간접자본 금융 인적자본 기술등 이른바 경쟁자산을 경쟁력
으로 연결시키는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많은 미국기업들이 일본 방식을
채택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들도 일본식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WTO시대에서 한국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미국에서는
경제체제,일본에서는 경영등 경쟁력이 강한 나라들로부터 많은 교훈을
찾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셋째 국가경쟁력은 상품등 경성경쟁력과 교육 윤리등 연성경쟁력의
두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경제발전에 따라서 후자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도 경제윤리의 확립이나 도덕 재무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