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1일부터 15일간 실시한 흑룡강성 투자환경조사의 목적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이 이웃하고 있는 이른바 동북3성의 하나인 흑룡강성
과의 경제교류를 촉진함으로써 한.중경제교류를 더욱 확대,강화하는데
있었다.

흑룡강성은 개혁.개방이 먼저 실시된 남부연해지역에 비해 개혁.개방의
정도가 적어도 6~7년정도 뒤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농업자원과 지하자원이 풍부하며 중화학공업이 대단히 발전된
지역으로서 농축산물의 생산및 가공업은 물론 에너지및 기타 지하자원의
개발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으로 평가되고있다.

광활하고 비옥한 송눈평원과 삼강평원은 세계적인 곡물및 축산물의
생산기지화가 가능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아직도 시장경제로의 이행에 많은 문제를 안고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이 일반생필품 가전제품,그리고 일부식료품의 확보를 위해
흑룡강성과 변경무역을 중시하고 있는등 흑룡강성의 경제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흑룡강성의 변경무역규모는 중국전체 변경무역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흑룡강성의 최북단에 위치한 변경무역도시인 흑하시와 흑룡강 건너편
러시아의 블라고베센스크시 지역은 풍부한 인력자원,그리고 한국의
생산및 경영기술과 자본이 적절히 결합,활용된다면 장차 대규모의
러시아 잠재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투자환경조사의 주안점은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법적 제도적
정비와 현지인력의 교육수준 사회간접자본현황 토지가격등 일반적
투자여건과 각 산업별 협력가능성및 개략적인 유망진출업종을 제시
함으로써 한국의 업계가 흑룡강성 진출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갖게하는데
있었다.

관심을 갖고 살펴본 유망산업분야로는 곡물및 축산개발투자와 농축산물
가공업,저렴한 노동력과 무한한 중국의 내수소비시장을 바탕으로한 각종
노동집약형경공업분야였다.

특히 흑룡강성의 임금은 타지역에 비해 아직은 저렴했다.

또 중화학공업의 현황과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수직및 수평분업의 가능성
을 살피고 건설업과 부동산분야,그리고 가장 낙후돼있는 각종 서비스산업
분야의 협력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밖에 변경무역지대를 포함한 각 지역의 각종 개발구에 대한 투자여건도
방문지마다 유의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흑룡강성 진출시 유의해야할 몇가지가 확인됐다.

첫째 흑룡강성은 타지역에 비해 대단히 보수적이며 개혁.개방의 정도도
뒤떨어진 지역이므로 외국인투자 금융 무역등에 관한 제도적 여건과
정부관리들이나 대기업경영인들의 상관행에 대해 시간을 갖고 세심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지사정에 대한 철저한 파악없이 서둘러 투자한 많은 기업들이 그릇된
판단때문에 어려움을 자초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둘째로 합작이나 단독투자를 할 경우 현지동업자나 유력인사를 올바로
물색, 선정해야한다.

대중국 투자의 성패는 전적으로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본기업인의 대중국진출 성패조사보고서에서도 이점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셋째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가 필요하다. 졸속으로 대중국투자
결정을 한 후 단기간내에 이윤을 챙기려다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중소기업도 적지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지사정을 잘 파악한 후에 진정으로 협력을 원하는
파트너를 찾아 투자를 결심하는 것이 중국진출의 정도일 것이다.

현재 12억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이웃 중국을 의식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한국경제가 성공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어려운 시대를 맞고 있다.

그중에서도 동북3성은 한반도와 바로 연결되는 주요 지역이다.

장차 이지역과 어떠한 형태로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수도 있을 것이다.

멀지않아 남북한의 경제교류가 시작되면 동북3성의 경제는 한국에 성큼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이때를 대비하여 국내기업들의 기획실에서는 중국전담반을 편성,중국에
대한 각종 조사활동은 물론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 중국정부및 기업의 고급.중간관리층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의 발전
경험과 시장경제체제의 실체를 보여주고 교육시킴으로써 보다 활발한
양국경제관계의 기초를 다져가야 할 것이다.

극히 일부지방을 제외하고는 흑룡강성및 거의 모든 지역에 있어 개혁.
개방정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 관리능력과 안목을 갖춘 전문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최근 대륙연구소가 매년 2회에 걸쳐 1백10여명의
흑룡강성 각지역의 당서기와 시장을 초청,단기교육을 실시중이며
동부그룹과 미원그룹이 유사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지역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접근방법을 도출,한국기업의 이지역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12억인구와 풍부한 지하자원,그리고 거대한 잠재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지난 15년간 역사상 유례없는 9%선의 고도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노력여부에 따라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큰 기회가 될수 있는
동시에 위협도 될수있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