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가 경제.사회 각 분야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차세대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되면서 관련 산업은 물론
사회 전체의 틀을 바꾸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자 음성 영상등의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수 있도록
하는 멀티미디어는 하루가 다르게 폭넓은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다.

멀티미디어가 본격화되면 사회 산업 교육등 거의 모든 분야에 큰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또 사회기반이 멀티미디어화함에 따라 일반국민의 일상생활에도 폭넓게
이용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멀티미디어의
모습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각 업계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도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멀티미디어 시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멀티미디어협회에 따르면 국내 멀티미디어 시장은 지난해 8백62억원
에서 올해에는 2천77억원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PC 제조업체들은 하반기들어 멀티미디어 PC를 주력 기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금성사등은 멀티미디어 PC의 판매비율이 30%를 넘어섰고
삼보컴퓨터는 멀티미디어PC가 판매량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전자 대우통신과 용산전자상가등에서도 멀티미디어 PC 판매 신장세
가 두드러져 올 연말쯤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PC의 절반이상을
멀티미디어 PC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핵심기기로 각광받고 있는 CD롬 드라이브 보급은
지난해 5만대 정도에서 올해에는 20만~25만대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D롬 타이틀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일반 소프트웨어들도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은 CD롬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올해 PC통신 시장은 4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2000년에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힘입어 8천억원 규모로 신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멀티미디어 관련 서비스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PC통신 데이콤등은 컴퓨터통신망을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바꾸기
위해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그동안 문자중심의 정보제공에 치중해온 컴퓨터 통신망에 화상 음성등을
함께 서비스할수 있는 멀티미디어 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PC통신은 정보제공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하이텔에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

출판사 데이터베이스사업자 프로그램공급업자등과 제휴해 하이텔을
통한 동화상 서비스와 음성 안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데이콤은 "멀티미디어 사업추진팀"을 설치하고 천리안을 통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개발에 착수했다.

내년부터 정지화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용선을 이용해 기업대상의
동화상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컴퓨터 통신업계는 앞으로 통신망이 멀티미디어를 사회속에 전파하는
튼튼한 뼈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따른 기반구축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멀티미디어는 산업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안에서 컴퓨터를 중심으로 오디오 비디오 카폰등
각종 제품을 통합 연결하는 "카 멀티미디어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휴대용컴퓨터와 무선 데이터통신망의 발전등으로 2~3년
내에 국내에서도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안에서 웬만한 업무는 해낼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멀지않은 것이다.

철강 기계 전자 고무 유리등 폭넓은 관련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도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아나가고 있다.

단순한 문서위주의 교환형태가 아닌 EDI시스템 자체에 영상회의기능과
상호문서수정기능등이 포함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유통분야에도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컴퓨터 통신망 자체를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판매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컴퓨터관련 유통회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컴퓨터 통신 판매는 백화점
대형서점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단순한 주문 판매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기능에 힘입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고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쇼핑으로 변화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이제 차세대 산업의 모양새를 만들어내는 핵심단어로
자리잡았다.

멀티미디어는 산업의 융합과 조직의 변혁을 낳고 있으며 또 다른
경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산업의 융합은 기업으로 하여금 타분야 기술을 주고 받기 위한 전략적
제휴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사회의 도래를 앞두고 한국적인
멀티미디어의 개념정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에 관한 정의가 너무도 많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산업과 문화에 맞는 멀티미디어를 하루 빨리 찾아내야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전 컴퓨터 방송 통신 출판 언론등 각분야 관련업계의 참여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업계간 표준화문제와 기술의 공유문제등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김승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