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에 양지와 음지가 공존하듯이 어떤 조직도 공공조직과 사조직이
병존하면서 사조직은 생활의 리듬을 새롭게하고 조직원의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등 공조직에 활력소를 불어넣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딱딱한 공무수행에 바쁜 도시생활,그리고 직장이라고 나오면 알지도
못하던 사람과 함께 그것도 잘알지도 못하는 산업재산권제도 업무를
해야하는 하루하루.

1976년말께 상공부특허국에서 특허청으로 개청되면서 다른 부처에서
근무하던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게 돼 근무환경면에서나 산업재산권제도
집행이라는 새로운 업무에서 오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던차에 뜻있는
몇사람들이 모였다.

혈연 지연 학연 출신부처를 초월하여 각국별로 1~2명씩의 회원들이 월1회
저녁겸 담소하는 모임을 갖고 연2회는 가족이 동반하여 1박2일정도의
여행이나 등산을 하기로 한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어오고 있다.

설립당시 이 모임은 목우회라 하고 회장은 연장자순으로 맡아 전국의
유명관광명소등을 두루 다녔는데 지금 기억에 남는 곳은 봄철의 소백산
철쭉제와 부여의 부소산을 휘감아 흐르는 백마강과 부소산정에 자리한
고란사,삼천궁녀의 장렬함을 한서리게 내려다보는 듯한 기암괴석의
낙화암,백제 최후의 장군 계백과 5천 결사대의 함성이 들리는듯 한
부여산성등이다.

우리 목우회모임은 초창기 15명정도였으나 뜻을 같이하는 청내직원이
4명 추가되어 현재 20명정도가 된다.

18년 세월동안 회원들도 변하여 승진도 하고 퇴직도 하였으나 변함없이
매월 모임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반정도는 현직에 봉직하면서 과장등으로
특허청의 중추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필자를 비롯하여 김종갑 문승영
백홍기 손은진 서만규 이영규 임덕원 최선수씨등은 특허 실용신안 의장
상표에 관한 출원 심판등의 업무를 대리하는 변리사업을 개업하였거나
같은 업무에 종사하면서 산업재산권제도 발전과 나아가 기술개발보호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삼수형이 얼마전 병마에 시달리다가 애석하게도 끝내
유명을 달리한것. 이를 계기로 우리들의 모임은 더욱 의미가 짙어지고
상부상조의 전통과 목민심서의 교훈을 되뇌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