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익균 <한국스틸캔재활용협 상근부회장>

세계각국의 정상및 환경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UNCED)이후
모든 나라들은 날로 증가하는 폐기물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정책적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각국 정부및 공공단체 기업들은 이를위해 생산및 소비과정에서
재활용률을 높이며 포장재사용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환경보호를 이유로 국가간 무역규제를 강화할 그린라운드(GR)가
새로운 국제쟁점으로 부상하는등 환경보호및 자원절약이란 과제가
지금처럼 사회적인 핫이슈가 되고 국가발전에 직결됐던 적은 없었다.

따라서 현시대는 우리나라가 "환경파괴및 에너지다소비사회"에서
"환경지향형 경제사회"로 하루속히 변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다.

지난 92년 5,200만t의 폐기물이 발생,29.8%만이 재활용됐다.

다른자원에 비해 재활용이 손쉬운 캔류의 경우 지난해 42억개가
소비됐지만 전체의 11.8%인 4억9,000천개만 재활용되는데 그쳤다.

그대로 버려진 37천억개의 캔은 서울특별시를 세번이나 덮을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러나 349억개의 캔이 유통된 일본의 재활용률은 57%이며 미국은
62%의 높은 회수율을 보여주어 매우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의 저조한 재활용률이 문제되는것은 에너지절약과 환경보전에
역해되기 때문이다.

철광석을 이용해서 스틸캔을 만들때 t당 452만 의 전력이 소요되는데
비해 폐캔을 재활용할때는 159만 의 전력만이 사용된다.

즉 재생캔의 에너지사용량은 35.2%에 불과하다.

회수율을 40%선으로 끌어올릴때 약 300만t의 수입고철(약 4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수 있다.

또 전국에 산재해서 방치되거나 매장된 폐기물의 환경오염을 크게
줄일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비해 재활용실적이 저조한데는
일반시민의 참여의식부족과 지방자치단체의 대비역량의 미진에도
그원인을 찾을수 있다.

전국 1,000여개 폐기물재생업체와 600여개 고물상들의 영세성에도
문제가 있다.

이웃 일본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관련업계와 협력해서
분리수거와 재활용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재활용사업에 예산을 책정해서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범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의 대비방안을 착실하게
진척시켜가야 한다.

모든 기업은 원료의 조달 유통 판매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조화형
으로 발전시켜야 하며,지방자치단체는 폐기물의 수집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고 시민의 협조도 구하는 새롭고 다양한 정책을 세워야
할것이다.

정부는 공업제품이나 식음료의 포장제품의 자재사용시 재활용가능자재
만을 사용토록 의무확시키고 유통단계에서 회수의무를 부여하는 세부시행
지침도 강구해야 한다.

둘째 현재 포장재사용자가 부담하는 예치금도 일부를 재활용사업에
투자, 지방지치단체가 이 업무에 충당해야할 설비자금도 지원했으면
한다.

끝으로 폐기물의 처리와 재생에 관한 환경문제를 다룰때 관련기관
학회 일반시민 지방자치단체등의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폐자재의 재활용으로 낭비도 줄이고 외화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어 우리의 후손에 깨끗하고 푸른 강산을 물려주는 역사적인 과업을
성취했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