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56메가D램 개발은 한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메모리반도체
기술보유국임을 확인시켜 주는 쾌거가 아닐수 없다.

256메가D램은 현재의 주력상품인 4메가D램보다 무려 64배나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전송할수 있는 2000년대"꿈의 반도체"로 미.일업체들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제품이다.

그런것을 한국기업이 미.일기업보다 6개월~1년을 앞서 세계최초로 개발해
냈다는 것은 그동안의 신기술에 대한 끈질긴 도전과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여겨져 더욱 의미를 깊게 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현대전자도 오는 9월중 256메가D램 개발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국내반도체산업은 메모리분야에 관한한 세계정상의 자리를
굳히는 계기를 맞은 셈이다.

이미 한국의 반도체는 단일품목으로는 최대수출상품으로 부상, 올해의
수출액만도 전체 수출목표의 11.5%인 11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시제품개발은 또다른 출발일 뿐이다.

삼성이 비록 개발경쟁에서는 이겼다 해도 시제품을 개발한 회사가 상용화된
후에도 반드시 세계시장을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상품화단계에서 경쟁국에 뒤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256메가D램을 본격 양산하려면 30억달러이상의 추가투자가 필요하다는데
앞으로 얼마나 과감하고 신속하게 투자가 이뤄지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또 핵심공정에 대한 기술개발을 계속해 원가를 절감시키고 연계기술을
확보해 시장선점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밖에 미.일에 장비의 80%, 원부자재의 50%를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소재의 국산화와 장비산업의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관련업계와 정부에 각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올해 세계반도체 시장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지만 그중 비메모리
분야가 70%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한국의 반도체기술은 단순.기초제품인 메모리분야에서만 세계정상일뿐,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비메모리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실 우리가 메모리분야에서 세계정상을 밟게된 것도 일본이 80년대 중반
부터 투자의 방향을 비메모리분야로 바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생산체제와 지원정책은 아직 메모리일변도로 치우쳐
있다.

업계와 정부는 이번 기회에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세계반도체시장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이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