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호의 남일사장은 지난달 29일 금호이피고무에서 금호사장으로
''발탁''된 직후 한달여동안의 노사분규 앙금이 채가시지 않은 광주공장으로
달려갔다.

정식발령일자인 8월1일보다 사흘이나 앞서 임지에 뛰어든 것이다.

서울본사 전임사장이 쓰던 사무실을 폐쇄했음은 물론이다.

조자연 기획이사 등 기획부서직원 10명도 남사장을 따라 광주공장으로
내려갔다.

남사장은 기획팀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뒤 오후 2시부터 간단한 취임식을
가졌다.

그의 취임사는 "잘해보자"는 한마디였다.

그는 철저한 ''금호맨''이다.

고 박인천회장의 장/차남인 현 금호그룹 박성용회장과 박정구부회장보다
먼저 ''금호맨''이 된 그이기에 한시라도 빨리 현장에 도착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현장경영을 중시하고 영업실적을 임직원 평가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남사장은 또 조직의 생명은 뭐니뭐니해도 인간관계라면서 영업할때 익힌
인간애의 발휘에 인색하지 않는다.

남사장은 지난 57년 금호그룹에 입사한 이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
타이어 서울사무소영업담당을 시작으로 줄곧 영업부를 거쳐 현장중시경향이
몸에 배어 있다.

금호그룹의 15개 계열사의 사장들 가운데 연간 매출액 3백5억원의 금호
이피고무의 남사장이 (주)금호 사장에 전격 임명된 것은 이같은 그의 스타일
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으로 볼수도 있다.

남사장은 적자기업인 금호이피고무를 맡은지 1년만에 흑자로 돌려놓은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남사장의 깃발을 따르는 (주)금호 경영진은 다른 기업에서 찾기힘든
몇가지 특징이 있다.

기업연고지인 광주 전남출신이 유난히 많고 영업부서출신들이 경영진
내부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사장이 광주고와 조선대출신이고 신형인부사장과 강종구전무는
광주일고, 문장훈상무는 목포 문태고를 졸업했다.

신형인부사장 사공수영부사장과 송기혁전무는 남사장이 이사 상무 전무
등을 역임할때 가까이 있었다.

금호 경영진의 상층부는 서로의 눈빛만봐도 "일이 잘 안풀리느냐" "영업
에서 좋은 실적을 올렸느냐"를 잘 알수 있을 정도이다.

이같은 연고로 금호경영진들은 유대감이 상당히 강하다.

서로 끈끈한 정이 있기에 추진력은 강할 수밖에 없다.

영업부서 특유의 ''밀어붙이기'' 경향이 강하다.

수출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부사장은 65년 입사한뒤 파나마지사장과 영국
미국법인장을 거친 수출통이다.

''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회장부속실출신인 박백수일본법인장과 김진민유럽법인장이 신부사장을
돕고 있다.

영업본부장인 사공부사장은 경북출신에다 부산대출신의 특이한 존재.

호남출신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과점상태인 국내 타이어시장에서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고수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일제당과 한국합성고무공업을 거쳐 금호그룹으로 옮긴뒤 금호석유화학
상무 금호쉘화학상무 회장부속실장(전무)을 역임한 그는 논리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집념이 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공부사장은 업무를 처리할때 문제점을 파악, 개선책을 마련한뒤 반드시
성취하고 마는 적극성을 지니고 있으며 사회각층에 지인이 많은 ''마당발''로
유명하다.

자금과 경리 인사등 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기혁전무는 ''공부벌레''
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업무를 꼼꼼하게 챙긴다.

그는 어떤 사안에 대한 확신을 가질때까지 가능한한 모든 자료를 접하는
노력을 한다.

호탕한 성격의 송전무는 직원들과 어울릴때 ''데니보이''등 흘러간 노래를
흥겹게 부른다.

미국 금호법인장인 강종구전무는 외부영입 케이스.

제일은행 해외영업부및 필라멘트사 수출입부에서 근무하다가 금호 미주
지사에 채용됐다.

지난해초까지 10년이상을 서울본사에서 파견된 법인장을 도와 미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해왔다.

본적이 전남장흥이면서 광주일고를 졸업한 것이 (주)금호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되었다.

조상규상무는 그룹내 전산업무와 이동통신사업의 핵심브레인.

조상무는 금호그룹이 이동통신사업 참여 실무총책을 맡았고 향후
''제3이동통신''참여를 위해 출범한 금호텔레콤의 구상자이다.

수도권지역 영업담당인 문정주상무.

과묵한 성격의 문상무는 지난 69년 (주)금호의 전신인 삼양타이어에
입사, 판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지난 1월 일본법인장에서 돌아와 총무 인사 구매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 김영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