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간 주유소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유공등 정유5사의 유통망확보를
위한 외상매출금과 장기대여금이 지난해말에 비해 각각 12.1%, 7.3%나 크게
늘어남으로써 정유사들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유5사가 지난 5월말까지 마케팅을 위해 주유소및 대리점에 깔아놓은
돈은 무려 3조3천6백11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5사들이 지난 5월말까지 주유소에 휘발유등을
외상으로 공급한 금액은 1조6천7백73억원으로 지난해말의 1조4천9백62억원
에 비해 12.1%(1천8백11억원)가 늘어났다.

외상매출금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유사들이 유통망확대를
겨냥, 현금및 어음을 거래하지 않고 주유소에 석유류를 우선 공급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업체별로는 호남정유가 5월말까지 전체매출의 54%인 무려 9천1백7억원어치
를 외상으로 공급, 외상매출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유사간 휘발유내수시장경쟁이 본격화된 지난5월 한달동안에만 외상
매출액이 무려 4백8억원이나 늘어났다.

호유의 외상매출규모가 이처럼 엄청난 것은 다른회사와는 달리 어음으로
깔려있는 마케팅자금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유공은 받을 어음의 규모가 6천4백72억원, 경인은 1천9백35억원, 쌍용은
9백20억원, 현대는 2백28억원에 각각 이르고 있다.

정유5사는 또 유통시설투자 주유소운영자금지원등을 위해 지난 5월말까지
총 7천7백54억원의 장기대여금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말의 7천2백26억원에 비해 7.3%(5백28억원)가 늘어난 규모이다.

단기대여금은 같은기간중 13.4%가 오히려 줄어든데 반해 장기대여금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정유사들이 주유소유치를 위해 장기상환등 조건이
유리한 자금지원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업체별로는 유공이 3천3백76억원을 지원, 업계 전체장기대여금액의 43.5%나
차지했다.

호유는 그동안 장기대여금의 규모를 계속 줄여 지난해말 1천7백15억원에
이르렀던 것을 5월말까지 1천6백6억원으로 1백9억원 줄였다.

경인은 1천3백61억원을, 쌍용은 1천2백86억원을, 현대는 1백25억원을 각각
장기대여금으로 지원했다.

유통시장확대를 위한 정유사들의 외상공급 장기대여금지원경쟁이 이처럼
가열되면서 5월말까지 마케팅자금으로 유통시장쪽에 깔려있는 자금규모는
총 3조3천6백11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른 유통부문에의 자금편중현상이 심화되면서 정유사들은 중질유분해
탈황등 품질향상등을 위해 시급한 고도화시설건설등에 필요한 자금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자금운용의 어려움과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정유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등 부작용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