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이면 온 나라가 연례행사처럼 "전력난"을 겪는다.

이를 계기로 정부나 한전은 발전시설의 조속한 확충을 재차 강조하게 될
것이다.

공급부문의 해결에는 많은 재원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는 중.단기적
인 전력난해결을 위해선 수요관리 밖에 없다는 다소 "난처한 입장"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은 에너지 수요관리가 중.단기적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향후
예상되는 전력난을 해결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에어컨과 냉장고를 가동시키고 지하철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 및 따뜻한
음식등의 에너지 서비스는 석탄 석유와 같은 1차 에너지를 석유제품 전력과
같은 2차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공급시스템(정유소 발전소 송배전
시스템)과, 2차 에너지를 에너지서비스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수요시스템(
조명기기 가전기기)으로 구성된 에너지시스템내에서의 각종 전환과정을
거쳐 생산되어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에너지 서비스의 생산량은 1차 에너지 투입량 외에 에너지시스템의 전체적
인 효율, 즉 기술수준에 의하여 결정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에너지시스템의 효율이 향상되면 우리는 1차 에너지
투입량을 줄여도 같은 규모의 에너지 서비스를 향유할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환경오염도 줄일수 있다.

에너지시스템의 경우 공급시스템의 효율은 높은데 반해 수요시스템의
효율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OECD국가들의 에너지 공급시스템 평균효율은 10분의7인데 반해 에너지
수요시스템의 평균효율은 겨우 7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이 국가들의 에너지
시스템의 전체적인 효율은 10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에너지 수요시스템(사용기기)의 경우 에너지 공급시스템에 비하여 효율이
아주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기술개발투자로 효율을 개선시킬수
있으며, 공급시스템보다 수요시스템위주로 전체 에너지시스템 효율을 향상
시키는 편이 훨씬 경제적일수 있다.

만일 에너지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 수요시스템의 효율을 7분의1에서
14분의3으로 50% 향상시킬수 있다면 현재와 같은 에너지 서비스(생활수준
경제성장)수준을 유지하면서 1차 에너지 투입량과 오염가스 배출량을 각각
3분의2 수준으로 줄일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에너지 공급관리(공급확충)위주에서 에너지 수요관리
위주로의 에너지정책 전환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달성할수 있는
지속적개발 실현의 방안이 된다.

전력사용 기기의 효율은 1차와 2차 석유파동이후 상당히 개선되어 왔다.

냉장고의 경우 효율이 미국에서 20년동안(1972~1992 연평균 4.3%) 112.3%,
서독에서 13년동안(1978~1991 연평균 2.8%) 48.7%,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11년동안(1978~1991 연평균 5.1%) 72% 향상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용기기들의 절전잠재력은 아직도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냉장고의 경우 현재 전력사용량의 3분의1내지 4분의1 수준까지 줄일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백열전구를 전구식 형광등으로 교체시킬 경우 전력사용량을 80%까지 절감
할수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초절전 그린PC의 경우 기존 기기보다 50~80%의 전력을
덜 사용한다.

절전형 레이저팩스는 대기상태에서 기존기기의 소비전력(50W)의 4%인
2W만으로 가동된다.

미국 환경청은 기존 조명기기를 전자식안정기부착 슬림형형광등과
전구식형광등으로의 교체를 촉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는 녹색빛계획
(Green Lights Program)이 성공리에 추진된다면 미국 전체 전력수요의
10%이상과 미국내 발전소에서 배출되고 있는 오염량의 12%를 줄일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전력사용 기기들(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개인용컴퓨터)을
고효율 기기들로 자연교체하거나 전구식 형광등, 전자식안정기부착 슬림형
형광등과 같은 초절전 기기들로 조기 교체함으로써 우리는 향후10년내에
기기에 따라 전력사용량을 25~50%정도까지 줄일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내에서 전력사용 기기에 대한 최저 에너지효율제를
실시할 경우 우리나라 가정용 전력수요는 연평균 3% 증가하여 2006년에는
3만3,118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향상에 따라 전력사용 기기의 수와 용량이 모두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전력수요의 증가율이 GDP(같은기간동안 연평균 증가율 5.7%)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기기의 대형화와 기기의 보급률 증가에 따른 전력의
추가수요가 기기의 에너지효율 개선으로 대부분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요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최저 에너지효율제의
광범위한 실시와 함께 고효율 기기의 개발과 보급에 필요한 유인책의 도입,
고효율 기기와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정보의 보급등이 필요시되고
있다.

고효율 기기의 개발과 조기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가칭 대기환경보전및
에너지수요관리기금의 창설을 고려해 볼만하다.

전력부문의 경우 이 기금은 (1)탄소세 (2)전력소비에 대한 수요관리세의
도입 혹은 (3)한국전력공사 전력판매수입의 일정분으로 조정될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간 3,000억원정도를 고효율 기기의 개발과 조기도입에 지원한다면
우리나라 전력부문 에너지시스템효율은 대폭 개선될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전원개발계획을 대폭 축소시킬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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