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후 1주일동안 펼쳐진 나라안의 동향을 지켜보면 현기증을
느낄만큼 혼란스럽다.

백인백견이라 할정도로 전혀 종잡을수가 없다.

그러나 놀랄것은 없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문제의 진원인 김일성은 물론 김정일과 북한이란 나라
자체가 지구위에서 가장 비밀스런 존재라는데 원인이 있다.

그때문에 그것을 보는 모든 사람들, 비단 한국인뿐 아니라 관심있는 모든
나라 사람들이 비슷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선 김일성의 사망을 36시간후 방송보도전에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로
국내 정보기관이 면박을 받았지만, 망신을 당하기로는 세계적 명성의
미일기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중국이 직후에 알았다고 하나 평양서 알려줬으니까 그렇지 먼저 알아낸
것은 아니다.

현인신적 수령의 죽음이라는 대사건을 36시간씩이나 함구한 그 하나만
으로도 그 체제는 대단히 유별난 체제다 한민족 공동망신 꺼리가된 북한
주민의 광정인 오열에서도 우리는 그 사회의 특성을 재음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금후의 정세전개에 대하여 차분한 자세로 대응할수 있다.

김일성은 긴세월 끔찍한 일을 벌인 장 본인이었으므로 남북 불문한 한반도
의 모든 사람의 머리에 깊게 인각된 존재임이 틀림없다.

동상앞에서 오열하는 북한민중 가운데 많은 사람은 조직의 각본대로 연기를
할뿐이겠으나 아녀자의 복받침이야말로 장기간 세뇌에 의한 심리현상이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아마 그의 죽음에 남쪽의 많은 사람들이 "충격적
이란 표현을 쓴점, 인기관리에 맹목적인 몇 국회의원과 비정치적인 일부
사람들까지 김의 죽음에 애도 비슷한 상념에 빠지기 쉬운것이 오랜 시일에
걸쳐 간접적으로 축적된 일종의 세뇌현상일는지도 알수 없다.

그같은 심리현상이란 어떤 것인가 세뇌가 중지되면 해소되고 의외로 빨리
정상상태에 복귀할수 있음을 우리는 구공산권의 변화과정에서도 보았다.

문제는 금후 김정일체제가 그같은 민중의 세뇌를 계속할 것인가 여부에
달려있다.

내일로 김의 10일장을 맞는 시점에 와서도 혼선이 끊이지 않는 핵심요인은
김정일이 누구인가, 그가 이끌 북한체제의 향방은 어디인가로 볼수 있다.

그러나 불행이 한.미.일 어디서도 김에 대해 축적한 정보는 너무 빈약하다.

그러한 사실을 보면서 그들의 치밀한 비밀유지능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인간 김정일에 대한 정보라곤 소수 접촉자의 증언과 영상에 노출된 용모
태도의 분석이 고작이다.

그도 사람마다 제각각이어서 김의 성격분석은 선악의 양극단을 오갈만큼
엇갈리고 있고 그 결과 북한진로의 예측 또한 혼선을 거듭한다.

말그대로 군맹평상이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일은 김의 인간성이요 능력이다.

우선 당내 원로는 물론, 외톨되기 쉬운 전실자식으로서 계모 이복남매
숙부등 주변을 모두 따돌리고 부친의 총애를 독점한 끝에 전권을 포괄승계
한 점, 20년을 한 정권의 2인자로 군림하면서도 외부노출을 사제함으로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신비성에 세계인이 경악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하찮게만 볼수는 없다.

한마디로 공산주의 속의 신분세습이라는 반논리성, 카리스마와 군경력
결여의 약점을 가지면서도 그는 앞으로 하기에 따라 상당기간 권좌를 지킬
용의주도한 인물임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런 새 수뇌를 맞은 북한의 장래는 어떻냐고 봐야 할까.

한마디로 형편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김이 기껏 잘한다고 해도 내외여건은 이미 호전불가능할 만큼 악화돼 있다.

정권안정은 부친의 후광과 본인의 수완으로 상당기간 유지되겠으나 무엇
보다 경제난 극복이 절망에 가깝다.

왜냐하면 자력갱생의 재시도로는 성장회복이 불가능하고, 대안으로 개방을
본격화하려면 카리스마 없는 정권으로 자유화 역풍이 버겁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이 핵무장을 포함한 체제강화의 가능성이다.

이에 대한 변수는 군의 압력,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과격한
성격등으로서 이는 김자신이 선택할 문제다.

그러나 다시 그에대한 영향인자는 미국이다.

만일에 남한의 사회안정 정치질서 총체국력의 제측면이 그들보다 탁월하게
우위에 있음을 계속 확인한다면 북한 새체제는 결국 개방과 평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남쪽 구석구석에 혼란이 계속되고 더구나 극히 일부라도
대북동조 경향이 비쳐진다면 그들은 그것을 자유사회의 본질이라고 이해
하기 보다는 남한사회의 자체붕괴 가능성으로, 그것을 통일가능성으로
착각하여 악용할 개연성이 크다.

더구나 젊은층이 민족감정에 도취되어 또는 투쟁경력을 싸려하여 무모한
행동을 계속하고 그것을 부축이는 노.정 연대세력이 있다면 이 나라는 분명
거꾸로 간다.

그러니 이미 대세는 눈에 보인다.

국민이 꾸준히 맡은 일을 하는 사이에 언젠가 통일은 올 것이다.

다만 통일은 꼭 내손으로 하고 말겠다는 과욕과 조급성을 버리는 일은
정치와 주무당국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