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형승용차에 대한 이미지는 미국과 유럽 기타지역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산 소형승용차가 저가 저품질의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는
반면 유럽이나 호주등 기타지역에서는 일본자동차에 비해 품질이 손색
없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국산소형자동차가 엑셀로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능력에
비해 많은 차량을 내보내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를 뒷받침하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지만 아직 미국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미국 승용차시장 점유율은 89년 최고 4.0%를 유지했으나 이후
크게 하락해 지난해에는 1.7%에 머물렀다. 최근들어 현대의 마케팅 강화와
기아의 독자모델 진출로 2.0%까지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90~91년중에는 엔고로 국산차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으나 품질과 애프터
서비스부문에서 한국차브랜드에 대한 이미지훼손의 영향으로 점유율은
크게 하락했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 4월호에서 한국차 일부를 소비자가 피해야할 중고차
로 선정했다. 신차의 고장수리빈도로 추정되는 신뢰성면에서 국산소형은
평균보다 20%이상이 낮았고 순위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현대가 품질과 성능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엘란트라도 종합평점에서 엑셀보다 다소 향상되었으나 아직 경쟁적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혼다 시빅이나 GM 새턴등 비교대상중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차에 대한 미국소비자들의 인식은 오토모티브 뉴스등 현지언론들의
평가에서도 거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가 딜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만족도지수가 설문내용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품질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제조업체들이 조사대상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위해 딜러및
소비자들에게 선물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한국산 소형승용차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왜곡돼 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업계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연말 세계적인 자동차 평가기관인 J D 파워사는 91년부터
93년까지 소비자만족도를 가장 많이 높인 업체(15%)로 꼽고 있는 등
최근의 노력이 서서히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유럽이나 기타지역 소비자들이 한국차를 보는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갖고 있는 자동차 전문지 "홧카(What
Car)지"가 현대 란트라(엘란트라의 현지판매명)1.6과 닛산 프리메라1.6,
푸조 405,복솔 캐벌리어1.8,포드 시에라1.8등 5개 차종을 비교분석한데
따르면 란트라는 성능 경제성등 8개 분야의 평가에서 닛산 프리메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복솔(GM의 영국 현지회사) 캐벌리어
(오펠 벡트라의 영국생산 우핸들모델)에 비해 성능 승차감 조종성에서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장비가 잘 갖춰져 있으며 품질도 좋다는
평을 받았다.

또 현대자동차를 값싼차를 생산하는 메이커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할수
있게한 차로 평가했다. 다만 실내공간과 애프터서비스에서 4위의 평가를
받았다.

호주의 자동차전문지 "모터"도 란트라와 마쓰다 323, 다이하쓰 어플로스
1.6, 포드 레이서기아,미쓰비시 랜서 등을 비교하면서 종합평가 결과
란트라가 가장 파워가 좋고 매력적이어서 일본차에 앞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브레이크 성능과 조종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분석에 걸맞게 현대 엘란트라는 지난해 독일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신장률을 보였으며 호주에서는 올들어 수입차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는 미국시장에서는 물량을 서서히 늘려가면서 이미지개선에
주력키로 하고 유럽에는 미국의 전례를 교훈 삼아 품질과 서비스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2월부터 독자모델을 미국에 내다팔기 시작한 기아자동차도 현대의
이미지와는 달리 "페스티바(프라이드의 포드 OEM명)메이커"라는 좋은
이미지를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이끌고 나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