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크 큐빅게임과 같았던 일본의 새로운 정권창출을 위한 "짝맞추기게임"
은 자민.사회당(사키가케 포함)제휴란 기형적인 조합으로 낙착됐다.

사회당출신의 무라야마 도미이치총리의 탄생은 사회당의 정권복귀의지와
자민당의 정권타도 집념이 합쳐져 이뤄진 것이지만 양정파의 제휴는 거의
모든 면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

사실 원내 1,2당의 연립정권이라면 적어도 외형적으론 정국안정을 기할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할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민.사회의 양당관계는 전후55년체제가 전개해온 빙탄의 관계란
이력이 말해주듯 헌법개정문제를 비롯 자위대역할과 국가위기관리방법론,
그리고 세제개혁및 소비세문제등에서 정책차이는 현저하다.

그뿐 아니라 연정제휴과정에서 당면 주요현안인 북한핵문제에 대한 대응,
정치개혁의 추진방향에 관한 정책조율이 없었던 점은 신연정의 내재적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몇개의 요인은 자민.사회연정을 단순히 정권획득을 위한
"야합"이라든가, "적과의 동침"이란 외부비아냥자들의 논평이 정당한 것으로
여겨질수도 있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의회정치에서 1당에 의한 안정의석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연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연정의 핵심은 정책의 유사성 내지 동질성
이다.

다만 우리는 이러한 정권성립 과정의 "결함"을 지난달 29일 저녁 국회회기
마감에 쫓긴 불완전한 답안으로 평가하고 싶다.

신임 무라야마 총리가 화해의 역량을 발휘하여 앞으로 원활한 정책조정
으로 산적한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정국의 안정을 이룩할수 있었으면 기대해
본다.

대외문제에 있어서 무라야마 신정권의 등장은 우선 두개의 대목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하나는 미.일 경제협의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당 출신의 총리로서 대북한관계 개선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는 점이다.

정국의 불안, 개혁색깔의 퇴색이 미.일경제협의의 원만한 타결에 불안요인
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대북문제는 사회당의 전통적인 정책에 따라 적어도 분위기자체는 호전된
것으로도 볼수 있다.

이점에서 우리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번 일본의 신정권 출현은 새로운 정계개편의 시작으로 보인다.

자민.사회연립에 대한 각당내의 이탈 분열이 있을 것이며 "가이후카드"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정계구도가 인맥중심이 아닌 정책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일본의
향후 정국은 자연스럽게 안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