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오후 유럽연합(EU)정상회담결과가 전해지자 큰관심을 갖고
그리스 코르푸섬에 몰려든 각국의 언론과 기업인들은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일제히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실업문제에서 부터 정보고속도로구축과 차기 EU
위원장선출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상회담보다도 광범위하면서도 주요한
사안이 논의됐으나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차기 EU위원장선출을 둘러싸고 회원국정상들간 심각한 갈등을 노출,
이 회담의 주제인 실업난해소와 경쟁력강화방안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
났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지붕 열두가족"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채 이틀간의 회담일정을 끝낸셈이다.

이는 정상회담이 범유럽네트워크를 구축, 실업난을 해소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재원확보에 실패한 사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12개 회원국정상들과 관계장관들은 회담 첫날인 24일 11개 고속전철및
8개 에너지시설구축사업을 늦어도 오는 96년부터 추진하다는 원칙론에는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독일 영국 프랑스등 EU의 중심회원국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명, 재원확보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범유럽 네트워크구축은 오는 99년까지 3백20억에쿠(3백84억달러)가 소요
되는 대규모 토목공사인데 유럽투자은행(EIB)이 보유하고 있는 기금을 모두
활용해도 회원국 별도의 지원이 없으면 40-50억에쿠가 부족하다는게 EU
위원회의 계산이다.

따라서 앞으로 열리는 EU경제장관회의등에서 묘안을 찾지 못할 경우 사업을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범유럽정보망구축사업도 회원국들간 상설협력기구을 설립한다는 선에서
마무리지었을 뿐이다.

회원국들간 의견대립으로 재정지원계획은 물론 정보통신업체의 민영화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밖에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완화, 회원국간 공동연구강화등도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차기 EU위원장선출과 관련, 회원국간 심각한 갈등을 노출함으로써
앞으로 실업난해소와 경쟁력강화등 두과제를 추진하는데 한계를 보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회원국 총리들은 24일 자정으 넘기면서까지 차기위원장선출문제를 협의한데
이어 25일아침 또다시 비밀회의를 가졌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루드 루버스 네덜란드총리, 리언 브리튼 EU무역위원회집행위원등 후보들의
자진사퇴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독일 프랑스가 밀고 있는 장루크 드하네
벨기에총리의 위원장선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프랑코-게르만합작"에 대한 영국의 반발로 내달 15일 브뤼셀에서
특별회담을 열고 이문제를 마무리지어야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안드레 파판드로 그리스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드한총리에 대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EU통합은 큰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우려할
정도로 주요 강대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공동의제는 아니지만 회담기간중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을 초청,
양측간 경제.정치분야등에서 상호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동반
협력협정(PCA)을 맺은 것은 커다란 성과로 분석된다.

또 현재 제휴협정을 맺고 있는 동유럽 6개국의 EU가입을 지원하기 위해
연례정상회담개최등을 확정한 사실은 동국권국가들을 유럽에 자연스럽게
흡수, 안정적인 번영을 누릴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또 정상회담이 중소기업지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의미가 있다는
견해가 강하다.

그러나 심각한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인들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이번 정상회담에 상당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개발도상국에도 밀리기 시작한 산업
경쟁력을 회복할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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