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의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운영업체) 인수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4월12일 양측이 인수에 관한 합의를 공식발표한 이후 본계약 체결
시한인 4월말에서 한달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데다 인수금액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이가 1백억원이상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렬가능성
까지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은 오는 10일까지 유예된 상태다. 실사작업을
벌여온 진로측 인수팀이 지난달 25일 서울 혜화동 코리아세븐 본사에서
철수한데 이어 장진호진로그룹회장과 문대원코리아제록스부회장(문용준
코리아세븐사장의 친형)간의 26일 최종담판에서 코리아세븐측이 진로의
제시조건에 대해 오는 10일까지 확답을 주기로 한 것.

장회장은 기존 부채를 떠안고 1백50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인수금액에 대해 1백억원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고정자산은
물론 점포운영의 노하우나 전산시스템 등 무형자산에 대한 평가에서도
상당한 견해차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말기준 자산 2백68억원에 부채 1백57억원을 기록한 코리아세븐은
현재 장부가가 4억원으로 계상돼있는 혜화동 사옥만해도 시가 70억원
(진로측평가는 45억원)에 달해 받을 건 충분히 받아야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로로서는 고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법(진로는 정율법, 코리아세븐은
정액법주장)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운영시스템등 무형자산에 있어서도 진로는 기존의 코리아세븐 경영과는
판이한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므로 인정할수 없다는 입장.

진로는 인수작업 초기 내한했던 사우스랜드사 (세븐일레븐의 미국본사)
에도 한국실정에 맞도록 시스템의 변형을 요청했다가 부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이부분은 인수후 미국측과의 계약승계과정에서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양측은 계약체결이 난항에 빠져들자 결렬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진로그룹의 경우 일단 10일까지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나 최악의 경우
2~3년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외국업체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독자브랜드
로라도 편의점사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며 코리아세븐 역시
은밀히 타업체에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