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전통
조미료인 장맛의 덕분이다. "장맛"이 "한국의맛"의 모태라고 해도 지난친
말이 아니다.

"장은 장이다. 모든 맛의 음뜸으로 인가의 장맛이 좋지 않으면 비록 좋은
채소나 맛있는 고기가 있어도 좋은 요리가 될수 없다.

촌야의 사람이 고기를 쉽게 얻지 못하여도 여러가지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 걱정이 없다.

가장은 모름지기 장담그기에 뜻을 두어 오래 묵혀 좋은 장을 얻어야 할
것이다" 홍만선이 "증보산림경제"에서 이처럼 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것 역시 수긍하기 어렵지 않다.

장에 관한 국내의 가장 오랜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수 있다.

신라 신문왕3녀(683년)에 왕이 김흠운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하면서 쌀 술
기름 꿀 장등을 납채로 받았다는 내용인데 이미 그무렵에는 장이 보편화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러나 지난72년 팔당수몰지구 유적조사에서 콩과 팥등 곡물의 형상이
찍혀 있는 청동기시대 무문토기인들이 쓰던 토기파편이 발국되고 뒤이어
북한의 회녕에서는 기원전 6~4세기의 청동기시대 유물에서 탄화된 콩.팥이
다량으로 출토됨으로써 한국의 콩재배시기가 앞당겨져 적어도 기원전
1~3세기에는 장의 식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미 삼국시대에 한국에서 장만드는 기술을 도입했다는
것이 하계의 정설이다.

평안시대에 원순이 지은 "화명류취 "에는 말장을 고려장이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이 "미소"라고 부르는 "말장"은
"메주"에서 전화된 것이라는 언어학적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한국의 지난해 고추장 된장 간장등 장류제품 수입액이 1,439,000달러나
된다고 한다.

이것은 92년에 비해 10.4% 늘어난 것이고 10년전인 83년에 비하면 12.6배
나 된다는 분석이다. 일본 미국 싱가포르 홍콩 중국등에서 수입되지만
80%가 일본에서 들여오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슈퍼에서는 일본된장이 없어서 못팔정도로 날개돋힌듯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된장이 일본된장보다 영양가가 월등하게 높다는
것은 일인들까지 인정하고 있는 판인데 한국인들이 일본된장의 맛을
즐긴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맛"도 세계화 되어가는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