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병원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것
같다. 그래서 건강에 이상을 느끼면서도 차일 피일 병원가는 것을 회피
하다가 치료의 적기를 놓지고 아깝게 "불귀"의 객이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우리는 왜 병원 가는 것을 꺼릴까. 그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를것이다.
병원의 진찰비나 치료비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 기피하는 경우가 있을수
있고 난치 또는 불치의 병으로 판명되는 것을 겁내서 병원 가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 진찰 받기 위하여 병원에 가면 밀려드는 환자로 "1.1현상"즉 1시간
기다리고 1분간 진찰을 받을 뿐 아니라 의료종사자들의 불친절로 진찰
결과와는 상관없이 불쾌한 기분으로 병원을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기피내지 불신현상은 우리사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시인 R M릴케는 "말테의 수기"에서 "병원에는 그 시설에 대응하는
한결 같은 죽음이 있을뿐"이라고 병원불신론을 펴고 있다. 또 작년 3월에는
연세의료원에서 "환자권리장전"의 선포식마저 있었다.

병원이란 원래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료 서비스기관이다.

서비스업이 권위주의적이고 불친절하다는 것은 서비스의 본질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직장 및 지역의료보험제의 실시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못받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으나 환자가 기대하는 치료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보사부에서는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고 장차 의료시장의 개방에
대비하여 의료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자비병원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모양이다. 자비병원은 병상이 100개이내인 개인병원중에서 희망하는
병원이 될 수 있다는데 환자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현행 의료
보험중심의 읠료체제가 의보및 비의보로 2원화체제로 되는 셈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국민보건 서비스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대형병원은 1개
병동을 자비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한다. 자비병원이 생겨나면 "고수가-
고서비스"를 원하는 부유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수있고 해외치료의
필요성이 감소되며 기존병원의 서비스가 향상되는등 좋은 점도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자비병원은 "부자병원"이 되고 기타 병-의원은 "빈자병원"이
되는등 국민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우려도 많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