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통해 친목을 다져온 지난15년. 부부 11쌍의 모임인 "한길회"는
이름 그대로 내가 속했던 다른 어느 친목회보다 오랜 세월동안 한결같이
지속되어온 모임이다.

당초 잠실고층APT 단지내 테니스회원이었던 여자들 몇몇이 모이기 시작
하여 곧 남편들도 동참 월1회 테니스경기를 가짐으로써 "한결회"는 출발
했다. 그후 거의 모두가 여러곳으로 흩어져 살게되었어도 모임은 꾸준히
계속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회원들의 구성은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을 비롯해 교수 기업체간부 변호사
언론인 공직자등 일부러 짜맞춘듯 골고루 분포되있다.

그래서 한번 모이면 운동도 운동이지만 다양한 얘기들로 시간가는줄
모르는게 보통이다. 또 연령도 다양하다. 위로 50대중반을 넘어서고있는
이달승사장과 이강일, 문종찬, 이수영선배등이 든든하게 울타리를 치고잇다.
밑으로는 늘 우리모임의 활력소가 되어온 우정권변호사, 지헌균금강제화사장
그리고 유일한 40대인 내가 만년 말석을 지키고있다. 이러니 10년이나 되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서로 격의없이 어울리고 있는셈이다.

요즈음은 경기도 광주군 외곽에 우치한 경화여상 테니스장에 매월 셋째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모여 운동과 회식을 갖는데 운동후에도 헤어지기가
아쉬워 2차를 가게될 때가 많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던가. 예전같으면 경기장에서 너댓
게임정도는 거뜬이 치던 우리들이지만 이젠 서너게임도 벅찬 것 같다.
물론 나이탓도 있겠고 또 평소 테니스보다 골플를 자주 대하는 회원이
늘어남에 따라 막상 테니스장에서의 동작은 서툴러지게 마련인가보다.
그때문에 가끔 폭소가 터지기도 하지만.

이렇게 연륜이 쌓여가면서 각자 모임에 대한 애착도 더욱더 커지는 것
같다. 정기모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모두가 모이게되고 그밖에도
서로간에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기도하여 서로의 사정을 휜히 알게끔
되었다.

특히 초창기에는 아이들까지 모두 데리고 나와 어울려 지냈기 때문에
자녀들에 대해서도 서로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매년 년초가 되면 주로
아이들 입시문제로 희비가 교차하게되고 서로 진심어린 축하와 위로를
주고받는다. 근년들어 문종찬선배의 따님이 최초로 결혼하였으니 앞으로는
자녀들 혼사문제가 주요 화젯거리가 될듯 싶다.

우리모임을 두고 내가 섭섭(?)했던 것은 1년씩 맡게되어있는 회장직을
연령순으로 내려오게한 것이엇다. 10년전 이런룰을 정할때 "나는 10년이나
기다리란 말인가"하고 항변했었다. 그런데 벌써 내바로 위의 우변호사가
금년도 회장을 맡고있으니 세월의 빠름을 실감케한다.

지난 연말 송년모임에 가장 늦게 도착한 우리부부를 젱 반겨준 사람은
이날 신임회장에 취임하게된 우형내외였다. 그이유는, 모두가 고문(회장을
마치면 고문이라 칭함)이고 진짜 회원은 우리뿐인데 우리가 나타나지 않아
무척 기다렸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착 걱정은 내년이다. 온통 고문들 뿐일
테니까 말이다.

이날 모임에서 어느회원이 "우리 모임처럼 오랜 세월동안 회원가족모두가
별탈없이 잘지내온 모임도 없을 것"이라고 하자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동감임을 표시했다. 우리 "한결회"가 앞으로도 늘 그와 같기를 비는 마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