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22일 홍콩에선 제2회 화상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미국등 세계
21개국의 화교기업가 2천여명이 참가, 성황을 이뤘다. 이광요전 싱가포르
총리는 첫날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향후 경제발전을 위해선 해외 화교
기업인들의 조직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화교 기업인들간의 기존
무역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작동 싱가포르총리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때 중국에 함께 진출
하면 양국의 국익에 서로 도움이 될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었다.

"한국은 건설 조선등 하드웨어에서 경험이 많은 반면 싱가포르는 항만
공항 공단 등을 직접 건설해본 경험은 없지만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후에
운영하는데는 발군이다. 따라서 한국과 싱가포르가 대중국 투자에 힘을
모으면 환상적이다"는 것이 싱가포르의 설득 논리였다.

오총리는 작년에 중국을 방문, "중국투자에 싱가포르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들을 독려할 태세가 돼있다"고도 했다.

최근들어 동남아의 화교들이 중국본토로 떼지어 몰려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선두주자이다. 천주욱삼성물산지사장은 "자체조사결과 작년
1월에서 8월사이에만 싱가포르는 중국에 무려 3백70억달러규모의 중국
투자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국영 케펠그룹을 간사회사로 중국투자단을 구성, 중국
소주에 2천1백만평규모의 공단 쇼핑센터 주택 사무실빌딩 도로 발전소
통신시설 등을 완벽하게 갖춘 싱가포르축소판을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또 싱가포르의 국영 주롱공단관리공사는 중국 산동성의 사회간접자본
시설 건설계획을 일괄 대행하는 문제를 협의중이다.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화교국가들 뿐만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5천5백만 화교들이 다투어 본토로 가고있다.

말레이시아 최대의 화교재벌 로버트 쿡그룹은 홍콩의 이가성그룹과
합작으로 북경소매단지개발사업과 상해상업주거복합단지 개발에 뛰어
들었다. 버자야그룹도 작년 3월 중국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위해 홍콩에
6개 자회사를 차렸다. 홍콩의 이가성그룹은 중국의 시틱 퍼시픽사 광주
국제투자신탁회사 국영철강업체인 슈강사 등과 손잡았다. 이들의 투자는
중국정부보다는 주로 화교들의 출신지역과의 사적인 거래형태로 이뤄
진다.

화교들이 인맥을 매개로 본토로 달려가고 있지만 향수에 젖어 무턱
대고 투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총자산의 10%이상을 한 곳에 쏟아
붓지말라"동남아 화교사회의 불문율은 본토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화교들은 중국밖에서도 활발한 상호투자를 하고있다.

싱가포르에 건설중인 동남아 최대의 컨벤션센터인 선텍시티는 홍콩의
화교기업가 11명이 자금을 모아 투자한 것이다.
홍콩쇼브라더스 영화사회장 런런 쇼를 비롯 홍콩의 내로라하는 기업인
들이 이광요 전 싱가포르의 총리의 설득으로 싱가포르에서 합작하게된
것이다.

동남아에선 화교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인구의 3%인 화교가 민간자본의 70%를, 태국에선 9%가 80%를 장악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2%미만인 화교가 50%를, 말레이시아에선 전인구의
30%가 경제력의 70%를 쥐고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화교자본의 중국본토투자가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중국의 개방이 완료
되는 10년후에는 베이징에서 자카르타에 이르는 "화교경제권"이
동아시아를 장악한다는 시나리오가 실감난다.

천주욱삼성물산싱가포르지사장은 "3개의 삼각형전략이 화교들간에
암묵리에 추진되고 있다는 설도 동남아에선 파다하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먼저 소삼각형인 중국 홍콩 대만의 경제통합을 이뤄놓은 다음 중국과
신흥공업국화교, 나머지 아세안화교를 엮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미국
일본 대중화의 3각구도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 화교권범위를 서쪽 미얀마에서 동쪽으로 일본까지, 북쪽 만주에서
남쪽으로 호주 뉴질랜드까지 펼치게되면 화인11억1천5백만명에 비화인은
6억4천만명이 된다.

이에대해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한두나라가 아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토착인 부미푸트라우대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로보트 본 싱가포르 아세안컨설팅 대표는 "아시아 4룡, 즉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중 세나라가 화교국이고 아세안 경제권은 화교수중에
들어간지 오래다. 현재 전개되는 동아시아의 활발한 교역과 투자는 일본
보다 화교자본이 주도하고있다. 사실상 화교경제권이 구축된 셈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