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영화회고전이 열렸다. 이때 상영된 영화는
미테랑 대통령 방한시 수행했던 프랑스 문화계 인사들이 손수 뽑은 것
이었다.

관람후 프랑스 영화인들은 한국 기자에게 여러가지 인상과 의의를 피력
했다. 그중 한사람의 코멘트는 의외였다. "가난이 충격적이었다. 일본
보다는 좀 못해도 부유한 나라라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그는 자신이 본 영화가 가난을 소재로 한 작품일지는 모른다고
덧붙이기는 했다. 우리 스스로는 우리나라를 부유한 나라라고 생각지도
않고,그렇다고 그 프랑스인의 말대로 충격적으로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지도
않고 있다.

외국인에게 우리는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가.

우리가 생각해온 이상으로 우리는 가난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렇게
가난하면서도 어떻게 외국인의 눈에는 부유한 나라로 비쳤을까. 우리의
실상이상으로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부지불식중에 허세가 몸에 밴 탓일까.

며칠전 모대학 연구소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빈곤하고 산업화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국민의 교육수준도
떨어지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반도체 전자 조선 철강 자동차등 다방면에서 어느정도 국제 경쟁력
을 갖추고 있고 교육열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음을 자랑스레 여겨왔는데
이러한 조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또 대외적으로 빈곤한 나라라는
이미지인데도 UR협상에서는 우리보다 15년이나 앞선 일본과 동급 수준으로
평가절상되어 압력을 받고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올림픽과 엑스포를 치른 부유한(?)나라라는 인상과 거꾸로 전쟁의 흔적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경제적으로 미개발되고 국민수준도 낮은 국가로 보는
세계인의 상반된 시각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지난번 APEC총회에서 참가국들은 자국의 흥보를 위해 회의장 곳곳에 많은
자료를 비치했는데 우리나라는 그것까지는 신경을 못썼다고 한다. 우리나라
를 관광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서울의 지도를 그네들 나라에서 구해보기
힘들다는 말도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외국인이 우리를 알수 있는 자료가
없으니 과대,혹은 과소 평가하는 그네들을 탓할수 만은 없는 일이다.

우리의 참모습이 가감없이 세계의 창에 투영되도록 하는 노력도 국제화의
길목에서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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