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전자화 시대다. 모든 생활이 빠르고 바쁘게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렇듯 가쁜생활 속에서도,정중동 하고자 우리는 묵향을 찾아
근원서실에 모였다. 묵을 가까이 하자는 뜻에서 모임 이름도 "근묵회"라고
지었다. 10여년전 초대회장을 맡았던 회곡이경내선생 뒤를 이어 필자가
회장을 맡고있다.

매주 한차례 모여서 서체본을 받기전에 묵연을 대하면서 회원서로
전문성과 특이한 생활체험을 얘기한다. 특히 필자가 맡은 분야는 복잡한
경제.사회 문제와 정치권 얘기다. 구김없이 재미있게 현황과 전망까지
설파를 하고나면 의례 판반 양론이 뒤따른다.

이 모든것이 유권자적 정치관심사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의로운 사회에 바른 정치가 신성인 우리에게는 이자리가 진지하기만
하다. 근원선생은 이같은 서예와 정치환담에 열을올린 필자에게
"이환당"이란 호와 또 선대로부터 효를 이어온다는 뜻의 "전효당"이란
당호까지 지어주고 작품까지 주시었다. 이중 목각하여 거실에 걸어
놓고있다.

원래 당호란 그 사람의 인권 성품 행동과 지명등에 의해 작명되고
불려지기 마련이다. 이런 뜻에서 필자는 큰짐을 지고 살고있다고 하겠다.

근묵회의 또하나 특징은 회원들의 집들이나 생일 초청시에 거나한 만찬이
끝난후 준비된 지필묵에 회원 모두가 일필휘호를 한다. 이때는 대회에
출전한 기분으로 휘호를 한 작품을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있다.

근묵회의 지도는 원광대를 거쳐 현재 계명대교수가 맡고 있다.

회원으로는 홍익대 동양화과 정파 한진만교수,동양화가 유임
이행자씨, 회원에게 건강을 일깨워준 인천피부비뇨과 병원장 묵사
민병훈박사, 삼삼투금의 산석 금병섭부장 전각가인 인예랑 대표 동구
황보근씨,청년서예가로 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암 김용석씨,글뫼 이주선씨
숙대에 근무하고 있는 경산 고재식씨 등이다. 특히 고회원들은 고문서화에
조예가 깊어 선현들의 명필과 명작을 면목있게 소개해 주고있다.

근묵회 회원은 이처럼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묵향을 벗하여
메마른 정에도,온고지신하며 살고있다. 동호동락은 물론 동고동애 하며
언제나 함께 하길 다짐한 근묵회가 요즘 시간과 근무환경 때문에 자주
모이지 못함을 아쉬어 하고 있으나 지필묵만은 언제나 가까이 하며 보람된
삶을 살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