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발전을 뒷받침하는 공항 항만 도로시설등 인프라스트럭처(하부구조)
가 국제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있다. 빈약한 인프라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등으로 생산원가가 높아져 국제경쟁력이 악화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효율적인 인프라구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나라도 있다.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인프라를 가장 잘 구축한 나라중
하나이다. 싱가포르는 빈약한 자원과 좁은 국토 내수시장의 부족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효율적인 인프라구축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의 움직임을 보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차원을 넘어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인프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수있다.

싱가포르는 현재 연간 2천8백만명의 승객을 소화할 수 있는 창이공항
확장공사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창이공항을 이용한 승객수는
1천6백여만명으로 2000년이 넘어도 현재 2개터미널의 공항시설로
충분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2010년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제3터미널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와함께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이미 제4터미널 설계를 시작했다.

싱가포르공항에 도착한후 수속을 모두 끝내고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20분이 채안된다. 승객이 15분이내에 나갈수 있도록 설계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항구 역시 세계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구는 지난해 8만척 7백60만컨테이너를 하역했는데 내항하는
선박의 85%가 아무런 지체없이 그대로 항구에 들어가고있다. 인천항의
경우 화물을 하역하기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평균 3일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수있다. 싱가포르는 내년말까지 연간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1천4백만개로 늘리고 2천15년까지는 3천6백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역시설의 자동화도 적극 추진하고있다. 싱가포르항구의 하역규모는
80년 80만컨테이너에서 지난해 7백60만개로 10배가까이 늘어났으나
항구근무자는 오히려 1만1천5백명에서 7천5백명으로 크게 줄었다.

싱가포르는 이같은 인프라시설의 우수함을 바탕으로 외국기업들을
유치,국제경쟁력확보에 적극 나서고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원(EDB)과 미TI사가 각각 26%의 지분을 출자하고 캐논
휴렛팩커드가 각각 24%를 출자한 반도체메모리칩생산회사 TECH사를
설립하기 위해 싱가포르정부는 투입자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했으며
반도체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비의 60%를 재정에서 부담했다.

또 공장설립에 관련된 행정업무를 EDB에서 모두 맡아 처리하고 이익이
날경우 EDB가 투자한 지분을 인수할수 있는 권한을 TI사측에 부여하는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고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6백50달러에 불과한 인도네시아도 최근 인프라시설
투자에 눈뜨고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공사(PLN)에서 올해 전력공급량을 지난해보다 8.4%늘려
1천5백여개회사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있다.

또 해상화물의 대부분을 싱가포르항구를 통해 교역해왔으나 앞으로
항구시설확대를 통해 컨테이너처리능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카르타에
있는 탄중프리오크항구의 경우 전산화된 컨테이너트래킹시스템을 통해
2개의 터미널에서 화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컴퓨터화된 관세시스템및
하역장치를 설치중이다. 이와함께 제1터미널 동쪽부지에 제3터미널도
착공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또 리포시티 치카랑타운등 공단과 주거지가 복합화된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10월에는 해외투자유치확대를 위해
투자허가소요기일을 줄이고 투자조건을 완화한 내용의 디레귤레이션을
발표했다.

경제대국 일본에서는 산업중심도시인 마쿠하리(막장)신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도쿄만안도로및 동관동자동차도로 JR경엽선에 인접해있으며
나리타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정도 소요되는 곳에 위치한 마쿠하리신도시는
1백60여만평 규모로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기업의 본사기능을 갖춘
사무실들이 입주한 산업도시이다.

일본정부는 마쿠하리신도시건설을 위해 도쿄만의 일부를 매립,
1차개발기간인 2000년까지 2천6백억엔을 투자키로 했다. 일본은
신도시건설비용을 대부분 국가에서 부담,토지를 싼값에 분양하는 대신
사무실임대를 금지하고 본사기능및 연구개발실을 갖춘 사무실이 입주하도록
규정,모든 업무를 마쿠하리에서 처리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컨벤션센터인 마쿠하리메세와 각종 레크리에이션시설을 갖추고 호텔등
숙박시설을 완비하는등 복합화된 국제산업도시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소니 샤프등 일본기업들과 IBM BMW등 외국기업들이 토지를 분양받아
인텔리전트빌딩을 마련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등 일부그룹에서 마쿠하리
입주를 추진중이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