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필자와 함께 술을 좋아하고 술 마시며 인생과 사랑을 논하기를
좋아했던 동년배 친구들(용산고및 고대경영학과 졸업생이 주축임)이
있었다.

졸업후 모두 사회초년생이었던 1976년말께 한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각기
하는 일은 다르더라도 한달에 한번은 꼭 서로 얼굴보며 평생을 지내자"는
약속으로 결성한 모임이 금주회이다.

그러기를 어언 17년. 한달도 거르지 않고 매월 셋째 금요일이면 우리는
다른 모든 약속을 뒤로하고 만나서 주를 대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모두
20대 청년이었던 초창기 시절에는 안암동 무교동 명동 골목을 다니며
어지간히도 약주를 소비했었던 것같다. 세월이 흘러 대다수가 처자식을
거느리게 되면서 1년중 한두번은 가족동반 모임을 하게되고 휴가도 회원
가족끼리 단체로 가는등 모임의 형태도 다양화되었고 이로인해 이제는
가족끼리도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한편 정기모임에서의 주류소비량은 건강상의 문제,안식구의 눈치,골치아픈
음주운전등으로 인하여 차차 줄게되고 몇년전부터는 2차도 아예 생략하고
저녁식사에 반주 몇잔 정도 기울이는 건전한 분위기로 바뀌어 이제는 회명
을 아예 "금주회"로 바꾸어야 할 형편이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건강유지의 필요성을 모두 느끼던 즈음
우리멤버중 일찍이 골프에 입문하여 국내 아마최정상급인 김중헌 사장(로
핸디캐퍼.골드CC초대클럽 챔피언.91서울CC 챔피언)의 권유로 약5년전부터
다수회원이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필자도 미국수학후 집안사업을
돌보던 80년대초 당시 무명이었던 최상호프로의 지도아래 잠시 골프에
몰두하였던 덕분에 회원중에서는 2인자였으나 이제는 골프후배들의 열정에
덜미를 잡혀 회원중 중위권이하로 처지고 말았다. 월1회 출장도 어려운
주말골퍼의 비애가 아닐수 없다. 지난해부터는 봄 가을 2회 회원 친선골프
대회를 열게됨으로써 금주회는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금주회의 핵심멤버들을 소개하면 17년간 회장직을 장기집권하며 모임을
리드하느라 아직 장가도 가지못한 노총각 김문기(한국자보과장), 만능
스포츠맨으로서 최근에야 결혼하여 회장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 이훈용
(루프트한자영업부장), 우리에게 최고의 매너를 기량보다 더 강조하는 골프
고문관 김중헌(신평물산대표), 최근 골프실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엄익태
(성형외과원장), 김동욱(주한EC대표부 경제담당관) 박창양(가야치과원장),
김각진(크라운제과기획실장) 김회서(단대건축과교수), 그리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문창선 장양광 손의용씨등이다.

비록 금주회가 술을 마시자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필자는 우리모임의 순수함과 영속적임에 자부심을 느끼며 영원히 유지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