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인 이랜드의 박성수사장(40)과 그의 동생인 박성봉이사(39)가
올해 종합소득세 고액납세자순위 8위,62위에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고있다.

이랜드는 모기업인 (주)이랜드를 비롯(주)브렌따노(주)헌트(주)언더우드등
21개 독립법인으로 구성된 기업군. 의류업계에서는 여러모로 경이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중저가브랜드 개념을 처음 도입한 회사" "창업 10년만에 삼성물산
(에스에스패션) 럭키금성상사(반도패션)에 이어 의류매출 3위로 올라선
기업" "2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나 사장은 단1명인 기업" "제조업체
이면서 국내에 공장을 한곳도 갖지않은 회사" "사원의 거의 전원이
기독교인인 회사".. 이런 것들이 이랜드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랜드는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출신 박성수사장이 지난 80년
이대입구에 "잉글랜드"라는 2평짜리 보세옷가게를 내면서 출범했다. 이랜드
라는 법인이 등록된 86년 매출액 65억원에서 87년 1백45억원(1백23%증가)
88년 4백65억원(2백20%")89년 1천2백억원(1백58%")90년 2천10억원(67.5%")
91년 3천2백50억원(61.7%")92년 4천1백20억원(26.8%")을 기록한데이어 올해
28.6% 증가한 5천3백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는 21개로 늘어났다.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사업본부
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별 독립법인을 만든것. 현재 18개브랜드 가운데
이랜드 헌트 브렌따노 언더우드 리틀브렌 이랜드주니어 제롤라모 셰인
스코필드등 11개가 독립법인화 돼있다.

그밖의 계열사는 건설업체인 언더우드건설 한세개발,언더우드 사이판법인,
광고대행사인 리드,홍콩 판매법인인 한특,스리랑카 및 사이판의 현지공장
들이다.

이들 계열사의 대표는 모두 본부장으로 불린다. 박사장은 이랜드의
39%,브렌따노 51%,언더우드 3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는
이들 법인이 재출자한것이다.

이랜드그룹이 이처럼 고속성장을 할수 있었던 원동력은 특유의 가격정책과
유통전략에서 찾을수 있다.

가격정책은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다양하게 공급한다는 경영이념에서
비롯된 중저가브랜드로 대변된다. 이랜드가 내놓는 제품중 5만원을 넘는
것이 별로 없다.

이같은 가격을 유지하기위해 이랜드는 자체공장을 갖고있지 않다.
생산기술연구 및 시험생산을 위한(주)브렌어패럴의 시흥라인을 제외하면
모든 제품을 4백여 하청업체 및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자체공장의 노무관리등에 따른 각종 부담을 줄여 가격을 낮춘다는 것이다.
이같은 저가정책이 극심한 의류경기 불황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일궈낸
것이다.

이랜드의 1천5백여직원들은 거의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한다. 직원의 80%
이상이 대졸학력 소유자이며 신촌의 9층사옥에는 청소부가 없다. 직원들이
순번대로 돌아가며 쓸고 닦는다. 사무실집기는 거의 중고제품들이다. 이런
것들이 값싼 옷을 공급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랜드는 오는 95
년이후 계열사들을 점차 공개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