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없는 회사"풍산이 라이프빌딩을 사서 사옥으로 쓰라는
서울신탁은행의 제의를 거절,사옥마련의 호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

사업이 일정궤도에 오르고나면 서둘러 사옥 먼저 짓는 일반적인
국내기업풍토와 달리 25년역사의 이름있는 기업임에도 불구,사옥마련을
서두르지않는게 색다른데다 매각조건 또한 거절하기 쉽지않을만큼
호조건이었기 때문.

라이프주택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신탁은행이 회사의 규모나 능력,그리고
사옥이 없다는 점으로 볼때 여신관리를 받지않는 기업중에선 풍산이 가장
적임자라고 지목,10년연불이라는 좋은 조건으로 지난 상반기 63빌딩옆
라이프빌딩의 매각을 제의했으나 풍산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

회사내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사옥을 마련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뿐더러 투자가치도 있다고 판단,신탁은행의 제의를 받아들여
전세살이에서 벗어나길 강력히 희망했으나 유찬우회장이 "집살 돈이
있으면 기계를 들여놓겠다"며 극구 반대해 사옥마련의 꿈이 무산됐다는
설명.

풍산의 임직원들은 "강남구 논현동에 사옥을 세우려던 계획이 무산된이후
10여년만에 찾아온 사옥마련의 기회였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이제 내집을
갖는다는 꿈은 포기해야할 것"같다고 부연.

풍산은 지난82년 처음으로 사옥부지 2천평을 논현동(현한일은행전산
센터자리)에 확보했었으나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이 여신관리를 이유로
매각을 강요하자 별다른 반발없이 곧바로 한일은행에 팔아넘겼으며
그뒤로는 사옥문제를 거론한 적이 거의 없다는것.

풍산의 한관계자는 이와관련,"지금과 같은 풍토속에서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지않는게 잘하는 일인지 판단할수는 없으나
부동산에 눈을 돌렸더라면 자산규모는 크게 불어났겠지만 5대양6대주에
소전을 수출하고 반도체 리드프레임을 생산하는 기술개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

지난68년 설립,오는22일 창립25주년을 맞는 풍산은 현재 극동빌딩에서
15년째 세를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