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통일연구원 주최로 18일 호텔신라에서 열린 "북한개방에 대한 주변
4강의 입장" 국제학술회의에서 R 스칼라피노 미버클리대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요약한다.

북한은 구소련 동구가 붕괴되면서 더욱 더 고립화됐다. 북한의 경제는
계획경제체제를 유지, 80년대이후 계속 악화돼 왔다.

남북한의 경제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대되고 있고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군사력 우위도 점차 상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미.일,
그리고 다른 서방국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길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미국과의 관계개선 시도는 공식적 비공식적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
지난해 남북한 기본합의서가 채택됐을때 북한은 뉴욕에서 미국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는데 성공했다. 미.북한관계의 앞날은 북경에서
쌍방이 참사관 접촉을 꾸준히 유지함으로써 밝게 보인다.

그러나 지난 3월12일 북한은 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NPT탈퇴를 선언했으며 팀스피리트 훈련과 관련,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이것들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켰다. 이어 북한은 남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지시켰고 미국과의 관계도 급속히 냉각됐다.

북한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추측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가지 요소가 고려될수 있다. 첫째
북한이 IAEA의 사찰능력을 오산했을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나중에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핵개발계획이 IAEA의 정밀사찰에 의해 드러나기
전에 NPT탈퇴라는 강경책을 선택했을 수 있다.

두번째로 북한은 그들의 군사적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사찰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관측자들이 주장하듯이 이미 노후화된 그들의 시설및
장비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사찰을 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셋째로 북한이 자신들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특히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핵문제를 이용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내적으로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정통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NPT를 탈퇴,위기감을 불러 일으켰을수 있다.

지난 7월14일부터 19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렸던 미.북한 2단계회담은
북한을 NPT에 묶어두기는 했지만 북한이 핵사찰이나 남북대화 재개에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3단계회담을 갖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앞으로 미국정책의 두가지원칙은 거의 변할것 같지 않다. 첫째 미국이
무엇을 하든지 미국은 한국과의 공조체제를 추구할 것이며 한국의 모든
정책에 지원을 보낼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일본과 러시아 중국과의
협조도 극대화해 나갈 것이다.

북한 내부에는 강경파와 급속한 경제개발을 주장하는 온건파가 있다.
김정일 체제하에서 개혁을 주장하는 온건파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고
가정할때 미국이나 남한은 북한의 예기치 않은 변화를 경계하는 한편
지역적 세계적인 지지를 요청하면서 북한으로부터 오는 신호에 보조를
맞추어 지속적으로 대가와 유인을 구사하는 정책을 추구할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