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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고계는 총광고비의 80%선을 차지하는 매체집행비와 관련된 매체
전략의 중요성및 수립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매체전략
은 마케팅전략및 크리에이티브전략과 함께 광고의 3대핵심전략. 그러나
우리나라 광고계는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전략개발에만 치우쳤고 매체전략
개발에는 소홀했던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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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포병술에 비유하자면 아무리 훌륭한 작전(마케팅)과 막강한 위력의
대포알(크리에이티브)이 있어도 그 대포알을 쏠 대포(매체)와 정확한 조준술
(매체전략)이 없이는 소비자구매라는 목표물까지 도달할수 없는것과 같다.
그동안 목표물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정조준도 하지 않은채 대충 방향을
잡아 사격을 해왔던 셈. 이로인해 광고예산의 낭비적 요소가 많았다고 볼수
있다.

그 주요인은 TV의 경우 채널이 부족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대포의
화력이나 특징에 해당하는 각 매체의 시청률이나 열독률등에 대한 정확한
기초데이터및 매체전략수립을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했기때문.

그러나 SBS TV의 개국에 이어 곧 종합유선텔레비전(CATV)과 위성방송시대
가 열릴 예정으로 피플미터기에 의한 첨단 TV시청률조사가 정착화 단계에
이르고 있고 신문 잡지의 경우 ABC공사역시 실현단계로 접어드는등 매체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오리콤 제일기획 엘지애드 대홍 삼희기획 MBC애드컴 코래드등
광고회사에서는 매체계획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별도의 매체
계획팀을 운영하고 있거나 구성중에 있다. 광고주들도 이제는 광고회사에
대해 무조건 SA급의 좋은시간대나 좋은 지면을 잡아달라는 식의 비합리적인
요구를 하기보다 과학적인 매체전략을 제시해달라고 말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정된 예산으로 일정기간동안 최대의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광고예산의 수립및 매체선정의 근거,
계획안의 효과예측, 특정업종이나 브랜드의 최적의 매체배분비율, 광고비의
효율적집행에 대한 사후 평가방법등을 조목조목 따져 캐묻는 것이다.

그래서 광고회사들은 광고주유치를 위한 경쟁설명회(프리젠테이션)에서
타광고회사보다 남다른 점을 강조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의 차별화위주에서
매체전략차별화 위주로 바꾸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은 어느 정도 비슷해졌으므로 광고비집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매체
집행비를 전문가적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해 주겠다는 것이 설득력있게
들릴 것이기 때문.

아무튼 과학적인 광고비집행,즉 매체집행을 위해서는 소비자 제품 매체
등에 대한 누적된 종합적인 정보와 이 방대한 정보를 분석 가공할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과 프로그램, 그리고 마케팅감각을 가진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대치와는 달리 국내 광고계의 여건은 아직 초보적 단계
이다. 한국리서치의 "미디어인덱스"(소비자 매체접촉실태 구매패턴 등),
미디어 서비스코리아(MSK)의 피플미터기에 의한 TV시청률조사, MBC 애드컴
과 코래드등 6개광고회사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CPR(Consumer Profile
Research), 한국광고데이타와 제일기획이 집계하는 우리나라 총광고비 등
의 정보가 있지만 충분한 편이 못된다. 특히 MSK의 TV시청률조사는 단시간
내에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울지역에 국한된
것이고 총광고비조사는 한국광고데이타와 제일기획의 조사결과가 서로 달라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매체를 활용함에 있어 양적인 고정관념
에 사로잡혀 어느 매체가 무조건 좋다든가 나쁘다는 편견도 문제이며 매체의
종류도 무한히 개발할 여지가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방법은 오토바이 승용차 고속버스 비행기등 비교적
속도가 빠른 교통수단이 있는가 하면 자전거 손수레 경운기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얼핏 생각하기엔 비행기가 최고의 수송방법인 것 같지만
서울근교의 좁은 거리는 오히려 오토바이가 더 훌륭한 교통수단이 될수
있듯이 어느것이 더 훌륭한 매체인가는 그 효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김대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