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개방에 밀려 갈수록 줄어들던 국내 바나나 재배면적이 마침내 농림
수산부 공식통계에서 `0''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때 최고의 황금작물로 각광받던 국내산 바나나는 목화.조.
수수.귀리 등처럼 수입 농산물에 쫓기다가 결국 사라지게 된 것이다.
15일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밝힌 농림수산부 제출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급격하게 축소돼 왔던 바나나 재배면적이 올 들어
9월 말까지 다시 1백50 (45만평)가 줄어듦으로써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
이다.
바나나는 지난 89년 수입개방 예시품목으로 지정된 뒤 91년부터 완전개
방돼 한때 미국.대만.필리핀 등지에서의 과잉수입으로 미처 처분하지
못해 폐기할 정도로 물 밀듯이 밀려 온 품목이다.
농림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바나나 수입량은 지난 91년 31만4천t, 92년
17만t이었으며 올 들어서도 10만여t이 수입됐다. 이에 따라 가격 변화도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90년 가격을 100으로 환산할 경우 91년 52.6, 92
년 37.5, 올해 33.6으로 매년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격폭락으로 바나나 재배면적도 크게 줄어 90년 1백60만평에서
개방 첫해인 91년에 1백만평으로 되었으며 현재는 제주도의 관광목적 농
장에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91년에 함께 개방된 파인애플의 경우도 국내 재배면적이 계속
축소돼 90년 말 98만평이었으나 지난달 말 14만평만 남아 머지않아 바나
나와 같은 운명에 놓일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