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전환의무기한이 지난 첫날인 13일 당초 우려와는 달리 현금인출은
별로 없었다. 금융기관을 찾은 고객들도 평소와 비슷했다. 시장금리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어 평온해보이기까지 했다.
은행들은 은행감독원에서 곧 정기검사를 재개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있고 실명전환의무기한내에 이뤄진 고액실명전환및
고액현금인출과 전환기한이후 비실명에서의 실명전환자들에 대한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기위해 바빠질 것같다. 장기산업채권은 당초의 예상과
달리 호응이 점차 많아지고있다.

<>.은행창구는 현금인출요구가 별로 없이 한산한 편이었다. 전날
마지막으로 실명전환을 하는라 다소 붐볐던 은행 단자사 증권사창구는
평상수준으로 돌아갔다. 큰손들이 주로 거래한다는 명동지점이나
가계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변두리점포에도 눈에 띌만큼 현금을 빼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게 일선 지점장들의 얘기다.

상업은행관계자는 "항간의 우려때문에 다소 긴장했으나 현금인출은 물론
지급도 많지않아 조용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모지점에서는 현금인출에 대한 국세청통보의무가 없어진 것을
계기로 은행돈을 인출, 가능하면 고수익이 보장되는 금융기관으로
옮기겠다는 고객이 있기도 했으나 대세는 아니었다고 한다.

은행들은 그럼에도 자금이탈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우려하면서 향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전환의무기한중에 이뤄진 고액실명전환및 현금인출자에 대한 자료를
다음달 12일까지 국세청에 통보토록 되어있어 관련부서에서는 자료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자금시장에선 수급을 맞추는데 별 무리가 없는 가운데 금리도
안정세를 지속했다. 대표적 시장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3. 25%로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12. 1%로
전날보다 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당초 우려와 달리 금융기관으로
부터의 급격한 예금인출이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해지면서 자금가수요가
나타나지 않아 자금시장이 평온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재 지준부족규모가 적수기준으로 1조3,800여억원을 기록하고있는
은행들이 콜시장에서의 자금확보에 나서 콜금리가 소폭 오른 정도였다.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여전히 시원치않아 6개월짜리 CP(거액기업어음)
할인금리는 연13. 8%선을 형성,연18%를 넘나들었던 실명제직후에 비해선
4%포인트이상 내려앉은 안정세를 지속했다.

<>.실명전환시한이 끝나면서 장기산업채권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장기산업채권은 실명전환마감일인 지난12일 하루동안 11일까지의 청약실적
21건 42억5,000만원보다 많은 30건 47억5,000만원이 청약된데 이어
13일에도 각 금융기관창구에는 청약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관계자들은 일단 실명으로 전환한 상당수의 예금주들이
국세청자금출처조사를 피하기 위해 장기산업채권을 구입하는것을
고려하고 있어 상담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실명예금의 96%인 5조7,000여억원이 실명으로 전환한만큼 이중
상당액은 청약마감일인 오는 30일까지 장기채매입을 고려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금까지 청약된 장기채는 금액이 30억원미만인 1종이 전부여서
거액을 가진 "큰손"들은 장기채에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량 현금상환이 예상됐던 양도성예금증서(CD)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외환은행의 경우 만기가 돼도 찾아가지 않은 CD가 12일현재 63억원으로
평소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는 실명전환시한에 맞춰 CD도 어느정도 정리한데 따른것으로 당분간
CD의 대량인출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