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은 세차례에 걸친 종합주가지수 720선 돌파 노력이 무산된
한 주 였다.

720선에 근접할 때마다 강한 대기매물 공세에 밀리면서 710선 위에서
소폭의 오르내림을 거듭하는 지루한 소강전이 펼쳐졌다.

주초 715선에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주말인 9일에는 712선에서 마감
됐다.

지난주 거래량은 하루평균 2천1백12만주로 전전주의 2천3백15만주보다
8.7%(2백3만주)가 줄어들어 시장이 힘을 잃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12일 금융실명전환 마감일을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의 관망분위기가
뚜렷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2일이후 주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른지를 확신하지 못한채 여전히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뿐만아니라 KDI(한국개발연구원)와 한은의 잇단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의 하향수정을 비롯 일부 상장기업의 자금관련 악성풍문과 러시아
사태등 나쁜 재료들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시장안팎의 여건이 이같이 불투명한 만큼 12일이후 장세의 흐름을
봐가면서 투자방향을 잡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따라서 실명전환마감일이
들어있는 이번주 주식시장은 향후 장세의 향방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12일이후 시장의 흐름에 대해 자신있는 전망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낙관론자들은 12일이후 당초 우려했던 시중자금혼란양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판단아래 시중자금흐름의 정상화로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올 가능성도 크다면서 금융장세출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최근 시중의 자금을 관찰해볼때 대규모 자금이동현상이
나타날 공산이 희박할 뿐만아니라 물가불안 경기회복불투명 설비투자부진등
경제여건들이 악화되고 있어 금융장세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금융장세의 출현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리면서도
큰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12일이
지나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점차 가시면서 시장참여에 서서히 나서기
시작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주 금융장세의 출현여부를 떠나서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때 주식시장은
수출동향과 물가추이등 주요 경제여건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일반투자자들은 12일전후의 시중자금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시장참여에 나서는 기민한 자세가 필요하다. 금융장세출현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자금인출규모를 비롯 증시자금 사정의 바로미터인 고객
예탁금과 시중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회사채수익률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 수급 <<

대기매수세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고객예탁금은 8일현재 2조7천1백16억원
으로 지난 4일이후 계속 2조7천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징후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반면 주식투자에 비교적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
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일이후 큰폭의 주가상승을 겨냥한 투기적인 성격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같은 외상매입세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는 9일현재 1조6천
3백16억원으로 사흘동안 95억원이 늘어났다. 증가폭이 소폭이어서 전문
투자자들도 아직 과감하게 시장참여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고객이 주문을 낸후 결제대금을 내지않아 발생하는 미수금은 8일현재
7백37억원으로 사흘동안 1백59억원이 증가했다.

>> 자금 <<

한은의 통화환수에도 불구,시중자금사정은 여전히 양호한 편이다.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9일현재 연13.35%로 지난한주동안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2일이후 자금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시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