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에 온 한 한국유학생이 기숙사 사감인 미국인과
사소한 시비 끝에 경찰에 연행된 뒤 영어미숙으로 정신병자로 몰려 정
신병동에 수감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교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인 유학생 윤모씨(24)는 지난달 11일 어학연수차 뉴욕주 웨체스터
테리타운 소재 메리마운트칼리지 어학코스에 입학, 기숙사 생활을 하던
중 지난달 15일 교내 식당에서 기숙사 사감인 헌터(40대)와 사소한 시
비 끝에 싸움을 벌이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윤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교포변호사 김광호씨(48)에 따르면 윤씨는
경찰에 연행될 때 자신이 죄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관들에게 몸부림을
치는 등 과격하게 반발했다가 손발을 묶인 채 연행됐다는 것이다. 윤씨
는 또 헌터가 "가슴을 맞아 멍이 들었다"며 "윤씨가 정신 이상으로 나
를 죽이려 한다"고 주장하는데도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영어 미숙으로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폭행 협박혐의에다 정신병자로 몰려 웨체스터 감
옥의 정신병동에 수감됐다.
그후 윤씨는 수감된지 2주일만인 지난달 29일 테리타운 법정에서 열
린 청문회에서 4명의 미국인 정신과의사에 의해 정신병자로 감정을 받
았고 이에따라 검찰은 윤씨를 즉각 추방할 것을 재판장에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변호사는 "윤씨에 대한 정신감정은 한국인 통역이 없이
진행된 결과로 믿을 수 없다"고 주장, 한국인 정신과의사의 재감정을
요구해 재판장에 의해 받아 들여 졌다. 윤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한국
인 정신과의사의 감정을 받은 뒤 오는 6일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김변호사는 "윤씨가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
술만으로 정신병자로 몰렸으며 창피하다는 생각과 문화적 충격으로 어
떻게 반응할지 몰라 조사과정에서 자꾸 어색한 미소를 짓는 바람에 더
욱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는 K고를 졸업, 서울K대 전자공학과 2년을 다닌 뒤 지난7월 군복
무를 마치고 내년 복학 때까지 남는 시간을 이용, 미국에 어학연수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