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93중경하티스트배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자
김순미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다 2위에 그친 김애숙(29). 85년 일본
프로에 데뷔한뒤 줄곧 일본에서만 활약하다 처음 한국대회에 출전한
김애숙은 대회3일째 6번홀까지 "42홀 무보기 행진"의 견실한 골프를
과시,국내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프로생활 9년동안 아직 우승이 없지만 올들어서는 일본여자프로 2개대회
에서 2위에 오르는등 재일선수중 가장 좋은 성적(현재 상금랭킹17위)을
올리고 있다.

-이번이 국내대회 처녀출전인데 그동안 국내대회를 외면한 이유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일본에서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성적
을 올린뒤 국내대회에 출전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금년들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7명의 한국선수들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그 원인을 꼽는다면.

"지난해 몸이 좋지않아 9월부터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때 쉬면서 나
자신,내직업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았다. 골프에 입문한이상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하겠다고 맘먹었다. 그 정신적 재무장이 올들어 좋은 성적을 내게
한 원인이 된것같다"

-국내선수들의 기량이나 경기내용,갤러리 수준등에 대해 느낀 바가
많을텐데.

"한국선수들과 일본선수들의 기량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한국은 대회가
몇개 안되기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의 리듬을 타지못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것 같다. 한국선수들은 연습스윙할때 볼이 움직여도 아무런 의식이
없었으며 그린에서 라이를 너무 많이 고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같으면
그것이은 클레임 대상이 된다. 일본도 갤러리들이 많이 모이는데 한국과
같이 선수가 샷하는데 바로 뒤에서 바라본다거나,선수들을 앞질러
페어웨이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언제 국내에 정착할 것인가.

"내 힘이 닿을때까지 일본에서 활약할 생각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골프를
시작한만큼 몇승은 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목표는.

"먼저 1승을 하고 싶다"

일본 브리지스톤과 계약을 맺고 있는 김애숙은 연봉이 없는대신 대회때
마다 상금의 45%를 보너스로 받고,클럽을 제외한 전용품을 지급받는다.
서울체고 재학시 투포환선수로 활약한바 있는 김애숙은 맑고 생동감있는
표정,인사성 밝은 깍듯한 매너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7일 일본으로 돌아간 그녀는 비록 구옥희처럼 화려한 스타는 아닐지라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국골퍼의 우수성을 일본에 알리는데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