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로 50년대말 판화작업을 시작,국내 제1세대 판화작가중
한사람으로 불리는 김봉태씨(56)가 22일~10월5일 동숭갤러리(745-0011)와
박여숙화랑(544-7393) 공평아트센터(733-9512) 삼풍갤러리(593-8708)등
4곳에서 "김봉태 판화 30년전"을 갖는다.

"판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차제에 판화를
전공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나아가 일반의 판화에 대한 관심을 일층
고조시키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하기로 했읍니다"
서울마포구서교동 작업실에서 판화용 물감과 잉크로 범벅이 된 앞치마를
두른채 출품작의 마지막 손질을 하던 김씨는 "또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그간의 작업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해볼 참"이라고 털어놨다.

판화전으로는 국내최대 규모인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초기작인
"작품"에서 70년대작인 "탑" 85년이후 계속하고 있는 "무지향"시리즈등
총250점. 판화용 종이는 물론 프레스기 한 대 제대로 없던 62년에 만든
작품부터 93년9월작까지 30여년 작업의 소산을 한자리에 모은다.

"초기에는 목판용 나무도 없어 베니어판을 사용했읍니다. 애써 판을
만들어도 3장이상 찍은 적이 거의 없었읍니다. 초기작의 경우 내놓기에
다소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후배들에게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모두
모았습니다"
목판화에서 에칭 실크스크린판화까지 여러가지 기법을 이용한 작품을
모두 선보이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

"다색판화의 경우에는 실크스크린기법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20가지 색까지 내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목판으로는 8색이상 내기
어렵지만 대신 에칭이나 실크스크린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85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무지향"연작은 인간과 자연 또는 인간과 우주의
유대관계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 한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크고 밝은 것,하나이면서 모든 것,시작도 끝도 없는 윤회적인 것을
형상화하는데 힘을 기울여왔다고 말한다.

화면의 타원속에 들어있는 색색의 도형은 8괘를 뜻한다고.

김씨는 서울대회화과를 거쳐 미국오티스미대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덕성여대교수를 역임했다. 판화와 회화는 물론 조각까지 다양한 작업을
병행,국내외에서 18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글 박성희기자.사진 김 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