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출품이었다"
93년도 프랑크푸르트자동차전시회(모터쇼)에서 만난 쌍용과 현대,
두 자동차관계자들의 공통된 자평이었다.

미디트로이트, 일본 동경과 함께 세계 3대모터쇼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전
은 세계를 대표하는 자동차메이커들이 최상의 걸작을 내놓고 앞다퉈 뽐내는
경연장이다.

그런 속에서 우리가 만든 승용차들이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고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여간 자랑스런 것이 아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주재하는 어느 한국회사 직원은 "우리 자동차의 성가가
높아질수록 다른 우리나라 상품 전체도 덩달아 품질등을 인정받게 되고
따라서 제값을 받게된다"면서 대견스러워했다.

올해로 두번째 참가한 현대는 신형 쏘나타와 새 엘란트라(유럽판매용은
란트라), 그리고 국내에서는 잊혀져가는 모델인 엑셀을 비교적 넓은 매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모으고있는
모델이 쏘나타 GLS 3천cc급과 엑셀 3도어.

운전석에 앉아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서서 기다릴 정도다. 부부가 번갈아
타본 퓔러씨는 "친구로부터 현대차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직접
타보니 참 안락하고 운전하기에 편해보인다"고 후한 평가를 했다. 중년의
관객들이 대개 쏘나타에 관심을 쏟는 반면 젊은층들은 호주머니사정과
실속을 감안, 엑셀로 몰리는 편.

처음 출품한 쌍용전시장에도 상당수의 관람객들이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신형지프및 무쏘(이번 모터쇼에는 미래형 지프라는 뜻의 FJ로 출품)와
고전풍의 스포츠카인 칼리스타를 선보이고 있다.

무쏘는 놀기 좋아하는 유럽인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지고 가격이 비싼
칼리스타는 여유있는 사람들이 여벌의 승용차로 갖고싶어한다는게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 최종하씨의 말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 첫째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등 고급승용차만 생산해온 업체들까지 소형차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차체의 소재로 알루미늄이 사용된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는 점이다.

각업체들이 미래형차로 선보이고 있는 이른바 컨셉트카(concept car)들이
대개 소형차들이다. 그중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비전A93"과 BMW의
"E1"은 대표적인 예다.

요란한 조명,시끄러운 음악소리와 함께 미남 아나운서의 설명이 곁들여
소개되는 A93은 우리나라의 프라이드만한 크기로 엔진과 기어박스를
4인용좌석아래에 배치하고 있다. 늦어도 97년까지는 시판에 들어갈
것이라는게 벤츠관계자의 설명이다.

E1은 휘발유를 사용하거나 충전용전기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형차의 개념은 도시형이라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르노의 "마트라줌"을
빼놓을수 없다. 좁은 주차공간을 위해 2.65m 의 길이가 2.3m로 줄어든다.
사진기의 줌렌즈처럼 뒷바퀴축이 차체를 위로 밀어올리면서 오므라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보인 길이 2.5m 안팎의 도시형소형차로는 이밖에도 피아트의
"다운타운" 폴크스바겐의 "폴로" 크라이슬러의 "네온"등을 꼽을수 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실감케하는 미래형고급승용차로 내놓은
ASF(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 내년부터 시판될 이차는 90%까지
재생가능한 알루미늄차임을 강조하고 있다.

차체에 알루미늄을 사용함으로써 중량을 가볍게하고 에너지(연료)소모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차들은 지난 10~15년간
기능의 다양화로 무게가 평균 1백50kg 씩은 추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89년의 환경문제, 91년의 안전도문제에 이어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이같이 소형화와 경량화추세를 부각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유럽시장에서만
올해 16%이상 (2백만~2백50만대)의 수요위축이 예상되는등 세계적인
자동차시장불황에도 불구하고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은 다시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