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이틀 비교적 큰폭으로 떨어지자 주식시장에 불안감이 다시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일일천하"로 끝나버린 종합주가지수 700선 재탈환에 대한 희망이
약해져만 가는 느낌이다.

증시분석가들은 "기대할만한게 없다"는 한마디로 현재 주식시장의 여건을
설명한다.

우선 710선 위에 몇겹으로 형성된 엄청난 대기매물에 상승세가 주눅들
정도라는 평가이다.

지난 4월이후 누적거래량을 살펴보면 지수 720및 730선에 각각
6억주정도가 쌓여있고 740및 750선에 또다시 4억주와 8억주의 물량이
기다리고 있다.

이기간중 약45억주의 거래량중에서 710선이상에 두꺼운 대기매물층이
"산넘어 산"의 모습으로 형성된 셈이다.

매물층 두께에 비해 시장의 힘은 너무나 초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대기매수세의 크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7백억원가량 늘어 지난13일 현재
2조7천8백49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증권계는 기관매매동향과 신용융자증감등을 고려하면 일반투자자
자금은 오히려 이달들어 1천억원정도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신사의 보장형수익증권만기물량과 유상증자대금이 이달중 각각
2천5백억원과 2천1백억원으로 추정돼 허약한 매수세를 더욱 취약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실세금리하락도 원론적으로는 호재로 평가되지만 요즘상황에서는 오히려
나쁜쪽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다.

이번주들어 급락한 회사채수익률에 대해 "자금사정의 호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식에 대한 기대를 버린 기관투자가들이 채권매입에 나선탓"이라며
그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증권계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금융장세기대도 현재로서는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금융장의 전제는 신규자금의 유입이지만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움직이는
자금이 한정돼 있는데다 추석자금방출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10월에는 5천6백억원의 보장형수익증권 만기물량, 3천3백억원의
유상증자가 대기하고 있어 금융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로 보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주식시장이 상승흐름을 탈만한 재료는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급속한 하락도 거의 우려않는 분위기다.

지지선에 대한 신뢰감이 강하게 형성돼 주가가 일정수준 밑으로
내려갈때마다 빠짐없이 매수세가 등장,주가를 밀어올리는 양상이 최근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계에서는 "지수가 700선을 넘으면 팔고 700선을 밑돌면 사는
단기매매가 최선"이라는 투자전략도 드물지 않게 제시된다.

이는 무척 극단적이지만 현재 주식시장여건의 한계때문에 크게 오르지도
못하고 향후장세에 대한 기대가 쉽게 사그러들지 않기 때문에 폭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이 지수 680을 지지선으로 삼고 71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해 소폭의 등락을 되풀이하는 지루한 조정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