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난달 31일 직원들을 직접 보내 남대문시장 상인 14명과 동대문
시장 상인 10명을 면담,조사했다.

<>남대문시장

<>사채이용동향=주로 영세 도소매업체인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실명제이후
에도 사채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편이다. 우선
이들은 주로 외상(또는어음)으로 물건을 사 현금(또는 어음)으로 팔고있어
자금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간혹 자금수급이 맞지않아 급전이 필요한 경우 사채시장을 이용하고있으나
대부분 친척(월 2.5%수준)이나 가계수표할인업자(월3%수준)를 통해 1천만원
미만의 소액을 빌리고 있어 실명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금융기관거래 및 자금사정전망=대부분의 상인들은 은행으로부터 담보로
일반대출을 받거나 당좌대월(대부분 가계당좌)을 쓰고있으며 적금담보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고있다. 이들은 추가로 자금지원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담보 또는 보증인요구,각종 서류징구 등 절차상의 복잡성,
접대비 등 부대비용에 대한 우려등으로 자금을 얻어쓰기위해 그다지 적극적
이지 않은 편이다.

조사대상 14명의 상인중 안경도매업을 하는 1개업체만이 실명제이후
중소기업은행으로 부터 담보를 넣고 3천만원을 빌렸다.

이들 남대문시장상인들은 실명제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생각하고있지는 않으며 오히려 매출감소에 따른 수입감소를 우려하고있다.
또 정부가 자금출처조사에 유연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신이 여전,영업활동
이 위축되고있다.

<>평화시장

<>사채이용동향=의류업의 경우 작년말 이후부터 판매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로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있으며 부족자금의 상당부분을 사채시장에
의존하고있다.

실명제를 실시한 후 사채시장에서의 소액 어음할인은 쉬운 편이나 1천만원
을 넘는 거액어음에 대한 할인은 사채업자들이 꺼리고있다. 사채는 주변의
복덕방이나 동업자를 통해 쓰고있으나 실명제를 실시한 후 신분노출과 자금
출처조사 등을 우려한 전주들이 자금운용을 기피,이미 빌린 돈을 연장하는
정도에 그치고있다.

사채이용규모는 1억원미만이었으며 조달금리는 실명제전 월2~2.5%에서
실명제후 월2.5~3%수준으로 높아졌다.

<>금융기관거래및 자금사정전망=은행대출은 심사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예.적금가입강요등으로 이용하기가 어려워 금리가 다소 높지만 대출이 신속
용이한 마을금고를 주로 이용하고있다.

이들은 은행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실명제이후 지원하기 시작한 긴급경영
안정자금과 긴급운전자금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또 세원노출을 꺼려 예금을
기피하고 현금보유를 선호하고있다. 평화시장 안의 새마을금고 직원은
실명제이후 수신이 10%정도 줄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8월 자금사정이 크게 어렵지 않았으나 9월과 10월을 더
어렵게 보고있다. 자금출처조사기준을 완화,시중자금의 흐름을 원활히
해야한다고 이들은 주장하고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