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의 차량선정을 위한 협상우선순위에서 프랑스의 TGV가 1위를
차지함으로써 지난2년여동안 경부고속철도 차량수주를 놓고 치열했던 "독불
전쟁"은 TGV의 승리로 끝났다.

경부고속철도건설은 이처럼 핵심과제가 마무리됨에따라 이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차량평가발표에 이어 우선협상 대상자와 계약협상에 착수할 협상팀
을 구성,늦어도 10월중에 최종계약을 맺고 국회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1순위인 TGV(알스톰사)와 협상을 벌인결과 우리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계약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순위인 독일의 ICE(지멘스)와
재협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국제관례상 1백% 1순위자와 최종 계약이 이루어진
점으로 미루어 TGV가 경부고속철도를 달릴 "탄환열차"로 사실상 결정된
셈이다.

이번 차량평가를 보면 프랑스의 TGV가 총점 3만점에 2만6천1백여점을
받은데 비해 독일 IEC는 이보다 3백여점이 떨어지는 2만5천8백점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차량제작경험이 많은 프랑스TGV가 다량생산이 가능함으로써
공급가격을 낮추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스톰사가 제시한 차량가격은 약23억달러선으로 이는 제2차협상때
자신들이 제의했던 36억달러보다 약13억달러나 낮춰진 수준이다. 이는
프랑스 독일이 끝까지 경쟁을 벌임으로써 우리가 바라던 가격수준까지
끌어내린 성과로 평가된다.

초창기수주전은 프랑스(TGV)독일(ICE),일본(신간선)의 3파전이었으나
일본이 기술수준 미달로 일찌감치 처짐으로써 프랑스와 독일양국의 자존심
대결양상으로 번졌다.

양국은 정부차원에서 치열한 외교총력전까지 펼쳤으나 결국 고속철도는
가격 운영경험등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프랑스를 독일이 따라잡지
못했다.

교통부와 고속철도공단측은 이가격은 프랑스측이 공급한 스페인 고속철도
AVE나 유럽통합노선 고속철도 PBKA가격보다 10~15%나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차량제작에 필요한 낙찰가격 전액을 공급자 신용으로 해외차입하되 건설
기간중에 발생하는 이자도 고속철도가 완공된뒤 갚아나가기로해 금융조건면
에서도 지난5차때보다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고있다.

이와함께 프랑스 독일 모두가 기술이전 대상에서 제외하려던 열차제어장치
등 첨단기술도 이전예외조항에서 삭제함으로써 국산화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선정된 TGV알스톰사는 최종계약을 체결하게되면 2001
년까지 총46편성의 차량을 국산화율 50%이상으로 납품해야한다.

차량공급우선협상국이 결정됐지만 고속철도개통까지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우선 93년 가격기준으로 10조7천4백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사업비는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고속철도공단은 앞으로 경제규모가 커지면 투자재원마련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재원조달의 어려움때문에 고속철도건설을 3년이나
연장한 점을 비추어볼때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고속철도차량공급자로부터 첨단핵심기술을
과연 이전받을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정부는 고속철도차량도입을 계기로 고속철도차량의 설계 제작 운영에
관한 모든 기술을 소화해 21세기에 수출산업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있다.

그러나 TGV측이 국산화율 52%를 보장했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로 관련핵심
기술을 제대로 이전받기는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산화율 52%를 이행하더라도 알맹이 없는 기술만을 넘겨줄 공산이 크기
때문에 기술이전 품목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것이 바람직
하다는 지적이다.

경부고속철도 사업의 성패여부는 첨단과학기술의 집합체인 관련기술을
이전받아 이를 국산화하는데 있기때문이다.

<이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