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 하는 세계 정상급 프로 1백51명이 드디어 이곳시간 12일 아침
7시10분 금년도 마지막 메이저우승의 꿈을 안고 첫 티샷을 날리기 시작
했다. 장소는 미오하이오주 톨리도의 인버니스클럽. 골프장명 자체가 골프
클럽(GC)도 아니고 컨트리클럽(CC)도 아닌 그냥 클럽으로 파71(35.36)에
전장이 7천24야드인 코스이다.

모든 참가선수들에겐 저마다 우승해야 되는 절실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선수별로 제75회 미PGA선수권대회 우승을 위한 "절박한 이유"를 풀이해
보자.

< 톰 왓슨 >

메이저8승으로 한세대를 풍미했던 왓슨 이지만 미PGA선수권만은 그의 가슴
에 더없이 깊은 한을 남기고 있다.

왓슨은 유독 이 대회만큼은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78년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대회에서 최종일 66타를 친 존 메허피
에 연장전에서 패한 것이 유일한 기회라면 기회였었다.

다른대회 10승보다 이 대회 우승 한번 하는것이 평생의 바람이라는 왓슨의
얘기다.

아놀드 파머(63)역시 왓슨과 같은 케이스.

저 유명한 파머가 PGA 선수권 우승을 못했다면 놀라겠지만 사실이다.
이번이 그의 36번째 참가로 "나는 언제나 PGA를 기대해 왔다"는 파머의
각오이다. 파머는 내년도 PGA선수권까지만 참가하겠다고 밝혀 "PGA선수권
무승의 아쉬움"도 나이에는 어쩔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 닉 프라이스 >

만약 닉프라이스(36.짐바브웨)가 이번에 우승하면 그는 56년만의 "대기록"
하나를 세우게 된다.

PGA선수권에서 2년연속 우승한 선수는 1936~1937년 대회에서 우승한
대니슈트(미)가 마지막이다. 자그마치 50여년이 지나도록 연속 우승한 선수
가 없는것인데 닉 프라이스는 그 기록을 깰만한 최적의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그는 놀랍게도 금년 4승에 출전3개 대회 연속 우승(캐논 하트포드 오픈,
웨스턴 오픈,세인트주드 클래식)의 기염을 토할 정도로 상승세이다. 그의
골프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이후 부쩍 좋아졌다는 점에서 남다른 인연으로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그 남다른 인연이란 91년 아내의 출산으로 존 데일리
에 출전권을 양보했으나 바로 지난해에 우승을 찾은것.

PGA선수권은 프라이스에게 가장 기분좋은 메이저일 수 밖에 없다.

< 닉 팔도 >

톰왓슨 이후의 황제자리를 노리는 팔도가 메이저 우승에 인생을 걸고
있음은 불문가지. "역사적 선수"가 되려면 전메이저 우승이 선결과제인데
팔도는 금년에 메이저 무승으로 한해를 마감해야할 위기이다. 팔도가
우승못한 것이 US오픈과 PGA선수권으로 "왓슨과 파머의 한"을 모를리 없는
팔도로서는 금년도 메이저 마지막 우승기회에 죽자살자 달라붙을 것이다.

< 그레그 노먼 >

지난번 전영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컴백에 성공,한시름 놓긴 했지만 노먼의
"명성과 욕심"이 거기서 그칠리 없다.

아마 다른 어느때보다 더 우승을 향해 밀어붙일 기세인데 자칫 잘못하면
그같은 "공격성향"이 대회초반의 몰락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가 "메이저 리듬"을 타기 시작한것은 분명하고 지난 86년의 설욕을 위한
투지도 불타오를 것이다.

< 프레드 커플스 >

이번대회는 US오픈과 더블어 미골프의 자존심. 미프로의 대표적 선수가
커플스 임은 분명하다. 그로서는 "이혼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는 평판을
한시바삐 불식시켜야할 입장.

그와 페인 스튜어트가 무너지면 미국은 별 희망이 없다.

< 존 데일리 >

드라이버샷을 3백70야드까지 날릴 수 있다고 스스로 밝힌 데일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몇홀이나 드라이버를 잡을지 미지수. 이번 코스가 비교적 짧기
때문으로 데일리는 "2~3개홀에서만 드라이버를 써야 될것 같다"고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이번이 알콜중독에서 벗어나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맞이
하는 메이저임은 분명하다.

< 베른하르트 랑거 >

올 매스터즈 우승자 랑거는 지난번 전영오픈때도 운이 없어 그렇지 정말
잘쳤었다. 유럽선수가 미PGA선수권에서 우승한 것은 아직 한번도 없었는데
그 최초의 선수로는 랑거가 팔도보다 유력하다는 느낌이다.

<>스페인의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개인적 이유"로 불참을 통고.

세베는 이대회에 10번참가,5위안에 든것이 단한번(84년) 뿐이고 최근 5년
동안에는 3번이나 커트오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승산이 없으니 불참하는셈.

<>인버니스 코스는 파5홀이 2개뿐이고 파3홀은 3개이다. 특히 14번홀부터
18번홀 까지의 마지막 5개홀이 모두 파4홀의 구조로 막바지에 2온2퍼트의
전형적인 "똑딱골프"가 어긋나면 우승이 힘겹다.

총13개의 파4홀중 5개홀이 4백야드 미만으로 거리는 짧지만 그린이 모두
작기 때문에 (예를들어 17번홀은 그린의 긴쪽이 17야드에 불과하다.)
어프로치샷이 관건이 된다. 미국 골프가 다 그렇듯 러프에 빠지면 샷컨트롤
이 극히 힘겹다. 한마디로 높이떠서 부드럽게 그린을 찾아드는 하이볼히터
의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