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름이 없다. 이상저온이 13년만에 찾아들고,태풍도 간단없이
동남해를 훑고 지나가고 있다. 일조시간은 예년보다 10%나 줄고 강우량은
5%나 늘어났다. 평균기온도 조생종 벼이삭이 팰때 5. 2도 낮았다.

비단 국내뿐이 아니다. 미국 중북부지방에 홍수피해가 극심하고 중국
아르헨티나등에도 이상저온이 휩쓸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이상
기상상태는 가뜩이나 생기가 없는 우리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남기게 될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우선 경제의 흐름을 왜곡시킬것 같다. 지난 5일현재도 일조량부족,병충해
등으로 벼감수예상량은 212만섬(전체의 5.8%)이나 된다. 쌀농사가 농가
전체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농가의 소득감소는 도.농간의 소득
격차를 더 벌려놓게 된다.

청량음료 물놀이용품 에어컨등 여름성수품도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다.
빙과류는 20% 음료는 15%이상 매출이 줄었다.

남대문시장의 여름의류는 80%까지 떨이 세일에 나서고 가을상품을 앞당겨
등장시키고 있다. 피서지의 경기도 썰렁하다. 업종별 경기흐름이 예측을
벗어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도 더둔화 시킬것 같다. 이상저온이 앞으로 한달간 더
계속되면 쌀감수율이 22%(800만섬)나 돼 경제성장률을 0. 4%쯤 까먹게
될것으로 한은은 예측하고 있다. 쌀이 농림어업분야의 GNP기여율에
차지하는 비중(6. 3%)중 쌀이 차지하는 몫은 30%로 가장 크다. 80년
냉해땐 쌀감수가 GNP성장률을 3. 7%나 감소시켰었다. 여름성수품의
판매부진도 그 생산 출하도 줄이고 민간소비지출도 그만큼 줄여 경기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가도 걱정이다. 쌀은 감수량이 300만섬을 넘어서면 식용 쌀수확량이
모자라고 다른 농산물도 공급애로가 발생,물가상승압박을 하게 될것 같다.
미국등 세계곡창지대도 이상기온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것으로 예상돼 대두
옥수수등은 국제선물시장가격도 오르고 있다. 올해 물가 억제목표는 4.
9%로 지난6월말 현재 4. 2%를 기록하고 있다.

쌀수입문제가 다시 등장할수도 있다. 쌀수확감수량이 800만섬을 넘어서게
되면 정부의 적정재고량 600만섬을 위협하게 돼 쌀수입도 불가피해질것으로
보고있다. 우리의 쌀수입은 우루과이라운드(UR)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쌀수입개방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상저온이 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줄이는데 순발력있는 대응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