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의 밀라노 폴리테크닉대학 연구팀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에서 로보트를 원격조종,대서양건너 밀라노에 있는 돼지를 수술하는데
성공하는등 로보트에 의한 수술이 의료계에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있다.

이에 앞서 미국 영국 프랑스등에서도 좌골대체수술 전립선수술 뇌수술에
로보트를 이용,성공을 거둔 것이 잇달아 보고되면서 선진국의료계는
의료용로보트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있다.

로보트를 이용한 인체수술이 처음 시도된 것은 미국의 의료기기업체로
IBM의 협력업체인 인테그레이티드 서지컬 시스템(ISS)에서 수술용로보트인
로보닥(로보트와 닥터를 합성한 말)을 제작 공급하게되면서. 이 로보트가
선을 보인 지난해 11월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서터종합병원은
10건의 좌골대체수술을 로보트를 이용,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수술에
이용된 로보트는 넙적다리에 이식조직용 구멍을 뚫도록 고안됐으며 대당
가격은 약 75만달러(약 6억원)이다.

현재 미국내 3개 병원이 로보닥을 임상시험하기 위해 FDA(미식품의약국)
의 공인을 기다리고 있는중이다.

로보트가 인체의 수술에 동원된 이유는 간단하다. 미세한 신경조직
하나하나를 다루는 수술에서 요구되는 정확성에 관한한 유능하고 경험많은
의사보다도 전자적으로 움직이는 로보트가 앞서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신경에 아주 가까운 지점에서 발생한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는 수술의 경우 1mm의 오차만 생겨도 시신경을 건드려 실명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로보트를 이용하면 이같은 위험은 없어지는 셈이다.

의료용로보트는 세가지 갈래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개발중인 것이 로보닥과 같이 특정한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로보트로 특히 자극에도 움직이지않는 경조직을 주로
다루는 정형외과수술에 널리 이용될 전망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수술에 참여하는 수술용로보트도 개발중이다.

한 예가 복강로보트이다. 이것은 현재 영국의 의학용로보트제작업체인
암스트롱 프로젝트사가 외과의사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초소형
수술용로보트로 인체에 들어가 의사가 머리에 쓴 헬미트를 통해 지시하는
위치를 스스로 파악,움직이도록 하고있다.

암스트롱사가 개발중인 또다른 수술용로보트는 뇌수술을 하도록 설계된
뉴로보트이다. 영국의 국립신경병원과 공동개발중인 이 로보트는 뇌속에
들어가 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술도구를 작동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 로보트는 컴퓨터단층촬영장치등을 통해 수술하려는 부위와 관련된
신체조직에 대한 정보도 입력,예기치못한 신체의 이상상태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설계되고있다.

로보트의 인체수술에 대해 안전문제에 관한 의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수술용로보트의 경우 기본적인 자동제어단계에서
부터 각 단계별로 안전설계를 이중으로 하고 최악의 경우 모든 안전체계가
고장나도 감독자인 의사가 중단을 명령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을 대안
으로 제시하고있다.

<김정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