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은 요즘 "지금까지 해오고있는 사업도 충분히 소화
하지 못하고있는데 잘알지못하는 사업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그룹경영기획실의 한관계자는 전한다.

이는 한진그룹의 보수적인 기업성향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조회장의
업종전문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송및 물류기업으로 성장해온 만큼 이분야를 더욱 전문화,경쟁시대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와관련,조회장은 지난 5,6일 계열사 모든 임원들이 참석한 하계 경영진
세미나에서 "정부의 업종전문화시책에 부응해 유사업종을 통폐합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규모대형화를 위해 수송부문과 수송관련 제조업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업종전문화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한진그룹이 업종전문화를 강조하는것은 물류부문의 경쟁력이 없으면
제조업체의 경쟁력도 함께 떨어지게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중에는 다른 제조업체의 원자재나 제품을 수송하는 일을
맡는 회사가 많다. 반면 종합상사나 유통관련 계열사는 없다. 주로 다른
회사에 서비스를 하는 기업인 셈이다.

한진그룹이 수송분야를 전문화 고도화할수록 다른 제조업체의 코스트가
줄어들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수송원가를 절감,한국상품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게 신경제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4월부터 수송원가절감을 위한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우선 올한햇동안 국내선항공운임 고속버스요금 화물운송요금을 동결했다.

대부분의 계열사는 올해 임금을 동결키로 노사가 합의했고 임원들은
보수를 10% 자진반납키로 했다.

지난4월24일 주력계열사인 대한선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국공항
한국항공등 23개 계열사중 15개계열사가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주택자금대출
사원임대아파트공급확대(경인지역에 사원주택 8천여가구 건립추진중)
자녀학자금지원확대등 각종 복지후생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한진그룹은 또 공정거래질서확립을위해 공사하도급 자재구매
기타물품구입과 관련한 결제대금을 60일이내에 지급키로 했다. 하도급및
자재수급업체를 위해 고충처리상담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로 생기는 원가상승요인은 경영합리화노력으로 모두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경쟁력제고를 위해 지난5월 대한종합운수 극동해운
유니온익스프레스등 3사를 합병키로 했다.

이들 3사의 합병절차는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하고 매출 3백억원,종업원
4백30여명규모의 종합육상운송회사로 출범시킬 방침이다. 3사의
중복조직을 정비,육상운송 창고 항만하역사업의 규모대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3월 제동흥산과 제주생수의 합병에 이어 이번 3사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룹의 계열사수는 21개로 줄어들게 되며 앞으로 2~3개사의 추가합병도
검토중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4월초 신경제추진 전담팀을 구성했다. 그룹의
경영계획을 조정하는 이팀은 한진이 세계 초일류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위한
방안을 짜고 있다.

초일류 물류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송 건설 금융 또는 정보통신을
집중육성한다는게 한진그룹의 기본 경영목표다. 또 건설 금융
정보통신사업도 수송과 연관되는 분야에만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건설계열사인 한일개발은 수송과 관련된 공항 항만개발에 주로 나서게
된다.

동양화재해상보험등 3개 금융관련회사는 수송과 관련한 상품개발과
서비스에 적극 나서도록 하고 있다.

한진데이타통신은 지금까지 그룹에서 축적된 수송노하우를 토대로
부가가치통신망(VAN)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통해 갈수록 심화되는 국제경쟁시대에 살아남을수 있는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간다는 전략이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