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가 금융기관의 M&A(기업인수및 합병)중개에의해 처음
매각됐다.

13일 한국종합금융은 대구소재 성림상호신용금고(대표 정영철)를
조일알미늄과 경산소재 조일상호신용금고의 대주주인
이재섭조일알미늄사장등 개인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에 매각토록 주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M&A는 기업매도희망자와 매수희망자간의 "흥정"을
전문중개기관인 한국종금이 매매대리인자격으로 알선,성사시킨 것으로
앞으로 "전문기관중개에 의해 기업을 팔고사는" 거래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재무부가 최근 10%이내로 돼있던 일반투자자의
상장주식취득한도를 내년부터 없애기로 함에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등에서 일반화돼있는 "공격적 기업인수합병(Hostile M&A)도 예상되는
만큼 이를 중개하는 "M&A비즈니스"가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부상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성림금고의 매수도당사자들은 최근 매매계약을 체결,소유권변동상황을
감독기관인 은행감독원에 신고했다고 한국종금측은 밝혔다.

한국종금이 매각을 주선한 성림금고는 정사장등 8명이 지분을 갖고있는
지방금고로 6월말 현재 납입자본금 10억원을 포함,자기자본이 50억원이며
총자산규모는 7백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현재 매매금액을
확정짓기위한 막바지 상담을 진행중인데 대략 60억~1백억원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M&A를 주선한 한국종금은 매매중개에 따라
매도자측으로부터 "경영상담수수료"로 2억원가량을 받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종금의 김인주부사장은 "이제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M&A는 주로
산업합리화나 계열기업통폐합및 부실기업정리차원에서 성사됐으나 이번
건은 수익성이 양호한 금융기관의 소유주가 순수한 경제적 판단에
입각,매각을 희망해 진행됐다는 점이 다르다"며 "이번 건외에도 2-3건의
매매중개가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전문중개기관에 의한 M&A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매대상이 된 성림금고는 이제까지의 국내 M&A의 주종을 이뤄온
"부실기업정리"나 "대기업그룹의 계열사통폐합"등과는 여러모로 다른
순수M&A비즈니스에 의해 소유권이 넘어간 "사실상의 첫 케이스"라는게
한국종금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성림은 납입자본 10억원에 자기자본이
50억원으로 유보율이 5백%를 웃돌고있을 뿐아니라 지난 6월말로 끝난
92회계연도와 91회계연도에 각각 10억원과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정도로 재무구조나 경영상태는 "양호"했다고 한국종금측은 밝히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몇가지 상황으로 볼때 이번에 한국종금이 성사시킨 것과
비슷한 유형의 순수 M&A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우선
국내기업경영환경이 급격히 변하고있다는 점이다. 종전까지는 정부의
산업정책을 등에 업고 직접 기업을 신설,각종 금융지원을 받아가며 키울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정부의존적 창업"이 갈수록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새로 기업을 경영해보고 싶은 쪽에서는 기존의 업체중
"쓸만한 물건"을 찾는 쪽으로 방향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는 것.

기업을 소유,경영하고있는 쪽에서도 상품의 수요정체및 경쟁심화등으로
"기업하기"가 만만치않은 상황이어서 "팔자"가 잇달을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종금이 현재 2~3건의 기업매매상담을 진행중이며 이밖에도
M&A중개를 맡고있는 증권사나 법률사무소 공인회계사사무소등에
기업매매의뢰가 최근 부쩍 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게다가 정부의 상장기업 동일인지분 취득제한폐지로 증권시장에서의
주식매입을 통한 M&A까지 본격 가세할 전망이다. 현재 다른사람 소유의
기업경영권을 일시에 장악하는 방법으로 공개매수(Take-over)가 법적으론
가능하게돼있으나 10%이상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는 증권감독원의 특인을
받도록 하는등 사실상으론 불가능하게끔 돼있었다. 그러나 재무부가
내년부터 일반투자자의 지분소유한도를 폐지하면서 특인규정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돼 공개매수가 활발해질 전망이라는 것. 물론 정부는
지분소유상한규정의 폐지로 기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받게될 것에
대응,법인의 자사주취득을 허용키로하는등 보완책을 마련중이어서 일방적인
기업매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최근 기업경영환경의 변화와 제도적 환경정비등으로 기업간 M&A가
본격화될 것임을 이번 한국종금의 사례가 예고하고있는 셈이다.

<이학영.홍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