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지난 20여년동안 일본,NICS(신흥공업국),ASEAN(동남아
국가연합),중국등 본인이 서태평양이라고 이름붙인 지역경제의 발전을
지켜봐왔다. 이지역 여러나라의 성장발전이 "흐름을 타고있다"거나 그
성장발전이 "역시 정말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것은 기껏해야 80년대
후반기이후 최근 몇년사이의 일이다.

식민지지배의 멍에에서 벗어난이래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서태평양국가의
개발노력의 축적이 최근에 와서 비로소 꽃을 피웠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서태평양제국의 이같은 개발노력의 개화에 결정적인 자극제가 된
것이 85년 이후의 일본의 엔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갑작스런 얘기이지만 "쇄탁동시(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어미새가
따뜻하게 품은 알이 부화될때 알속의 어린새는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게된다. 이때 어미새는 알의 껍질을 가볍게 쪼아 어린새가 나오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알속의 어린새가 껍질밖으로 나와 세상을 살아갈수
있을 만한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했다고 어미새가 본능적으로 계산,껍질을
쪼아주는 것이다.

오늘날 서태평양에 넘치는 활력은 이들지역 여러나라가 오랫동안 비축해온
개발의 에너지가 일정량에 달했을때,바로 그 상황에서 일본의 엔고란
자극제가 주어져 그 활력을 한꺼번에 넘치도록한 "쇄탁동시"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익히 알려진대로 엔고는 일본경제성장패턴을 소위 내수주도형으로
옮겨놓았다. 여기에 지가 주가의 상승이라고 하는 자본소득효과가 나타나
당시 일본의 내수는 공전의 활황을 보였다. 이 내수에 이끌려
서태평양제국으로 부터 다량의 공업제품수입이 있었다. 엔고는
일본경제안에 서태평양제국의 성장을 수요면에서 견인하는 기능,본인의
용어법으로 얘기하자면 "수요흡수자기능"을 일찍이 없었던 규모로 만들어
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엔고는 일본기업의 "해외생산의 유리성"을 일거에 강화했다.
이것이 86년 이후의 서태평양에 대한 일본제조업의 대량진출을 촉진한
요인이지만 이 일본의 해외직접투자는 서태평양의 공급력을 한층 높이는데
공헌했다.

즉 엔고는 수급양면에서 서태평양지역의 성장을 견인하는 기능을
일본경제안에 창출한 것이다. 일본경제가 서태평양의 성장에 이처럼
커다란 기여를 했던 시기는 따로 있지 않았다.

이 "일본효과"를 받아 대일수출에 이어 대미수출을 급속 확대시키고
초고성장기에 들어간 것이 NICS였다. 실제 86년부터 88년까지의
NICS4개국의 가중평균 실질경제성장률은 3년 연속 두자리수였다.

그러나 NICS의 초고성장은 이미 노동공급의 제약국면에 들어간지 오래인
이들의 노동시장에 임금앙등을 가져왔다. 또 동시에 NICS의 왕성한
대미수출확대는 미국에 의한 NICS의 통화에 조정압력을 강화하게 만들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오늘의 성장을 구축해온 NICS에 있어 임금과
환율이라고하는 수출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두가지 요소가격이
거의 동시에 급등했기 때문에 3년간 계속된 NICS의 초고성장은 89년에 들어
반전,하락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이부분이 NICS의 NICS다운 면모지만,89년이후 NICS는 이 난국을
고도의 전환능력을 가지고 극복해왔다.

그 전환의 내용은 엔고기에 있어서 일본의 전환과 거의 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즉 내수주도형으로 성장패턴을 조정하고
저생산성부문은 ASEAN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국내경제의
리스트럭처링(구조전환)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전환의 과정에서 NICS는 자신들의 뒤를 쫓는
ASEAN과 중국에 대해서는 적어도 89년부터 91년까지의 4년간이라고 하는
한정된 시기에서는 일본보다도 커다란 성장견인 기능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무역의 흐름을 검토해보면 88~91년까지의 4년간 ASEAN및 중국의
수출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는 일본도 미국도 아닌 NICS였다.

또 88년 이후 ASEAN에 대한 최대의 투자자는 역시 일본도 미국도 아닌
NICS였다. 더욱이 중국에 대한 최대 투자자도 홍콩을 중심으로한
NICS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오늘날 ASEAN이 아시아 태평양에 있어서 고성장그룹이 되어 있음은 물론
그 고성장의 이유도 명료하다. ASEAN은 일본에 비해 후발이며 또 NICS에
대해서도 후발이다.

때문에 ASEAN은 현재 "2중의 후발자이익"을 향수한 고성장과정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구조전환이 NICS의 전환을,그리고 일본 NICS의
전환이 ASEAN의 전환을 끌어오고 있다. 이같은 서태평양의 다이내믹한
양태를 본인은 "구조전환연쇄"라고 부르고 있다.

이 구조전환연쇄과정에 중국의 연안부인 광동건성등 화남연안부가 새롭게
참여해 들어오고 있는 것도 요즘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79년에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에 들어간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는 두 성이지만,그 고성장의 요인 또한 명료한 것이다.

홍콩 광동성에 이어 대만 복건성의 경제통합과정은 이미 절반의 선을 훨씬
뛰어 넘어있다. 홍콩이 없는 광동성경제,대만이 없는 복건성경제를
얘기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것이다. 광동성 복건성은 각각 홍콩 대만의
다이내미즘을 깊숙이 받아들여 자신들의 잠재력을 파내가면서 오늘의
중국에서 최고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화남연안부가 서태평양에 있어서의 전환연쇄경로에 올라 이같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음도 확실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