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중국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홍콩 "명보"등 내외지는 한국의
올해 1.4분기 대중국수출을 2만대 수준이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공식 판매분이며 중고차까지 포함한 그야말로 한국차의 숫자적인
이출량일 뿐이고 실질적인 1.4분기 공식수출은 4,402대였다. 이러한
과장된 수치는 중국및 경쟁국의 경계를 필요없이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
또 사실 대중국수출 확대는 품질경쟁력이 높아진 점에도 원인이 있지만
현재의 엔고라는 국제경제적 요인에 힘입은 바가 더욱 큼을 간과할수 없다.
이러한 대중국수출에 관한 과장된 수치와 비정상적인 판매구조,그리고
단기적인 판매총량에 안주하는 우리의 태도는 심히 우려된다.

현재 한국 자동차업계의 대중국수출은 국민경제 전체의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이 아니라 기업간 과잉경쟁에 따른
가격인하,서비스기반미비,공동협력 진출노력미비,공식 수출창구로의
이전노력 부족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향후
국내기업의 중국내 경쟁력을 약화시킬뿐만 아니라 중국정부와
중국수요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남길수 있다. 현지 서비스 체계의
완비없는 수출이나 공식경로가 아닌 판매,더구나 현지 연료체계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출은 장기적으로 한국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다. 올해 4월에야 현대가 북경에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설립했지만 한번 심어진 제품이미지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는 북미시장 경험이 잘 말해주고 있다. 만약 향후 중국시장에서
한국자동차가 실패하면 이는 한국 자동차산업,나아가 한국경제발전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중국정부가 중국차 국산화계획에 따라 최근 민간기업에 대한 자동차구입
억제정책을 완화시킴으로써 중국의 자동차수요는 가속적으로 폭발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수요 잠재력은 세계은행의 구매력지수 GDP평가에서
중국이 미국에 이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에서 잘 나타난다.
물론 현재까지 중국에는 수입차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중국정부의 엄격한
거시통제정책에 의해 수입차시장비중이 이후 급격히 축소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대중국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비중은 줄어들고 수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수익성은 악화될것이다. 결국 한국이 현재의 상태에
안주할 경우 결정적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알수 있다. 이미
중국정부는 2월에 중앙정부차원 이외의 자동차수입금지를 지방정부에
지시했는데 여기에는 한국차도 대상이 되었다.

미국 유럽 일본등은 이미 EC및 NAFTA등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다가올
무역마찰을 피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우위를 위해 중국 현지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합작 혹은 기술제공의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등의 주요 자동차생산국이며 한국이 앞으로
경쟁해야할 대상국들이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총량에 주력했던 일본은
중국수입차의 55%라는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 대중국시장
전략의 대폭수정에 착수하고 있다. 일본의 신전략은 대중국자동차
전문회사 설립에 의한 비공식 판매루트 일소와 판매체제의 변혁,그리고
현지진출의 본격화로 요약된다.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혼다 미쓰비시등
일본업체들은 중국전문회사를 세워 정식수출 수순을 밟음으로써 중국의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고 스즈키 닛산 이스즈 다이하쓰등의
자동차회사는 이미 2단계 중국 현지합작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및 자동차구매 사절단의 내한등 일련의 한중관계
진전을 이용하여 중국에의 현지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현지진출에 대한
제한이 존재한다지만 이는 중국내 자동차의 초과수요가 계속되고
중국정부의 정책으로 자본 기술도입 노력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며 또 한국 자동차산업으로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중국
현지생산은 지리적 문화적측면,현지노동력 측면과 양국 필요성에서 볼때
매우 긍정적이며 특히 길림성유역과 상해시유역은 지금 당장이라도 진출이
가능한 곳이다. 동시에 현재의 간접.비공식판매를 줄이고 공식적인
수출루트를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담창구의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이런 인식전환 위에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이 몇가지 필요하다.

첫째 현지진출했거나 진출할 종합상사와 협력해 정보 거래비용과
위험부담을 최소화 해야한다. 둘째 자동차업체간 정보교환및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일본의 다이하쓰자동차는 중국 합작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도요타계열과 협력하고 있다. 셋째 규모의 경제를 위한 자동차생산
관련산업과 부품산업의 동반진출및 수요연관효과 극대화를 위한 거시적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개별단위로 중국에
진출함으로써 과잉경쟁 과대비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응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겠지만 보다 종합적이며 장기적으로 계획을 입안
통제 조절할 기구가 상공자원부 참여하에 자동차업계 공동으로 시급히
설치되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