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러시아와 구소련상황은 적어도 세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된다. 러시아의 역사적인 제국확대주의와 러시아식 통치방법
공산주의사상등이 그것이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일부는 유럽에,일부는 아시아에
속해있다. 큰 불안감과 무거운 사명감을 동시에 갖고있는 나라다.
나폴레옹 히틀러와의 전쟁에서는 두번에 걸쳐 유럽의 균형을 지켰고 그외
많은경우는 유럽이 생각하는 "힘의균형"에 저항해왔다.

러시아는 몇가지특징을 갖고있다. 첫째는 러시아의 경제조직이
중국경제보다도 스탈린식 관리체제가 훨씬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내에서는 자본주의이행에 대한 지침을 줄사람이 전혀없다. 사실
서구의 기준으로 볼때 러시아에는 자본주의시대자체가 없었다. 러시아에
있었던 자유기업은 대부분이 상업분야였다.

둘째 구소련에서 기업의 관리자는 경영수완이 아니라 정치적식견에 따라
선발됐다는 특징이 있다. 그들의 수완이란 실제생산이아니라 안면과
친분관계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국가기관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들은 겉은 번지르르하면서도 최고지도자가 정확한
생산수준을 측정하기 어렵게 계획을 만들었다.

따라서 구소련에서 발전한 공산주의시스템의 관리자는 기업경영에 대한
관심이 적고 2차대전후의 유럽이나 현재의 중국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셋째는 역설적인 것이지만 구소련의 유능한 인물은 공산당에 집중돼
있었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공산당을 제거하려했을때 그는 이그룹을
적으로 만들고 말았다. 현재도 러시아를 통치하는 자는 누구나가
공산주의의 산물이고 만일 나라를 통치하고자 한다면 공산주의시스템의
전멤버들에게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권력투쟁을 공산주의자와 민주주의자간의 싸움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것은 러시아특유의 권력투쟁인 것이다.

경제면에서는 러시아가 미국형의 자유시장이 될것인가,아시아형
시장경제가 될것인가가 의문으로 남는다. 이것이 반옐친파멤버와 개혁파간
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구소련에서는 두가지의 혁명이 발생하고 있다. 한가지는 구소련인의
90%가 동의하겠지만 경제문제에 관한 반공산당혁명이다.

둘째는 반러시아제국주의 혁명이다.

여기에 대해선 러시아이외 구소련인들은 90%가 동의하겠지만 러시아인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이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권력투쟁에서
누가 승리하든 최종적으로는 민족주의를 주장하게 될것이다.

서방인들은 러시아이외의 공화국을 러시아의 부속국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가 이들국가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보고
이들을 독립국가로 대우하지 않고있다.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는 대략 세가지방향으로 생각할수 있다.

우선 외교적영향력은 막대하지 않지만 대중소비에 관심을 갖고
국제경제기구에도 참가하는 서방의 부르주아적인 국가로 될 경우
서방측으로선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둘째는 서방의 경제원조가 성공하면서 강한 러시아로 재등장하는것.
러시아인들이 바라는 미래상이다.

또다른 가능성은 러시아가 그중심을 우랄쪽으로 이동,아시아정치에
적극적이 되는 케이스다. 이중 어느쪽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때 러시아를 지원하는데는 몇가지의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환상을 가져선 안된다는 것. 옐친과 대항세력간의 투쟁을
민주주의대공산주의로 봐서는 곤란하다.

옐친이 제안한 헌법도 칠레의 피노체트대통령의 경우처럼 독재적 색채가
강하다.

둘째 러시아대통령과 협조해야하지만 러시아대통령을 선택하려해서는
안된다.

고르바초프때에 범한 실수를 재현해선 곤란하다.

셋째 상대를 존중하면서 대화하고 진실된 확신을 갖고 국제문제에
참가시켜야 한다. 그러면 러시아도 서방을 이해하게 될것이다.

넷째 러시아보다도 훨씬 어려운 다른 공화국들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모스크바에만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면 장래 큰위기를 초래할수도 있다.

러시아가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치 못할이유는 없다. 약간의 원조를
한다거나 위기가 발생했을때 특정지도자를 옹호해주는 정도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역할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이봉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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